음식 냄새 잘 떠올리면 살찐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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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는 능력 뛰어나도 체질량지수 높다는 연구 결과 나와

일부 음식은 그 냄새를 맡으면 먹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기가 몹시 어렵다. 오븐에서 갓 꺼낸 초코칩 쿠키나 피자 냄새를 맡고도 먹기를 마다하는 사람을 제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심지어 머릿속으로 냄새를 떠올리기만 해도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 코네티컷주의 존 B 피어스 실험실과 예일대 의대 연구진은 최근 연구에서 음식 냄새를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비만의 위험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후각은 먹는 즐거움의 바탕을 이루기 때문에 음식 냄새를 생생하게 떠올리는 능력이 과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머릿속에 음식을 생생하게 떠올리는 능력이 과식과 연관 있다는 사실은 과거 연구에서 주장돼 왔다. 하지만 음식 냄새를 상상하는 능력이 과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초 미국 섭식행동연구학회(SSIB)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국제 학술지 ‘애피타이트(Appetite)’ 8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DJ 캐버너의 욕망침범이론을 적용했다.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초콜릿 케이크의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는 식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종종 어떤 음식을 먹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 음식을 빨리 먹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일부 사람들이 영화 관람권을 사기도 전에 커다란 팝콘 통에 얼굴을 파묻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는 이유다.

이 연구의 참가자들은 음식과 기타 사물의 모양과 냄새를 떠올리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몇 가지 설문지에 답했다. 연구팀은 마음 속으로 어떤 음식을 먹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체질량지수(BMI)가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비만과 가장 연관이 깊은 건 음식 냄새를 떠올리는 감각이었다. 이 연구는 식욕 억제를 돕는 인지행동 테라피 개발에 이용될 수 있다.

글=제시카 휘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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