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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 도약대” vs “신불산 주봉 훼손” 불붙은 케이블카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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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불산 케이블카는 울산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마중물 역할을 할 겁니다.”

 “케이블카 설치는 환경을 훼손하고 지자체 부담만 늘릴 뿐입니다.”

 최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조건부 승인한 가운데 울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를 놓고 찬반 공방이 다시 불붙고 있다. 상공계와 노인·장애인협회 등은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0여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단체는 환경 훼손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와 울산관광협회, 울산 장애인·노인·여성단체 등 150여 개 단체는 1일 오후 울산상의에서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남 알프스 행복 케이블카 설치 범시민추진위원회’ 발대식을 했다. 추진위 공동위원장은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과 박형근 울산시 관광협회장, 변양섭 울산시 문화원연합회장 등 11명이 맡았다.

 추진위는 앞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시민 공감대 형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100만 명 서명운동도 벌인다. 전영도 공동위원장은 “울산의 노인 인구는 10만여 명, 장애인은 5만여 명에 이른다”며 “케이블카는 등산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영남 알프스 체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 알프스는 울산·경남을 경계로 울주·경주·청도·밀양·양산 등 5개 시·군에 걸쳐 있다. 산의 생김새나 바위의 모습이 유럽 알프스만큼 아름답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신불산·가지산·천황산 등 1000m 이상 봉우리 9개가 있다.

 추진위는 케이블카로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면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연간 탑승객을 70만 명으로 추산할 경우 연 1195억원의 생산 유발과 941명 고용 효과가 예상된다는 울산시 용역 결과를 근거로 한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신불산 케이블카 반대 대책위는 “케이블카 설치로 천혜의 자연경관이 훼손되고 적자 운영으로 시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반대 대책위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등을 예로 들었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장밋빛 환상이라는 주장이다.

 반대 대책위 측은 이날 논평을 내고 “신불산 케이블카는 설악산 케이블카와는 달리 ‘주봉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환경부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있다”며 “울산시와 울주군은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공개토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총 587억원을 들여 울주군 등억온천단지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정상까지 2.46㎞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다. 2000년 초 민자 사업으로 추진되다 민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2013년 10월 울산시와 울주군이 예산을 투입하는 공공사업으로 전환됐다. 환경영향평가와 기본설계 용역 등이 늦어지면서 당초 2016년 1월 착공해 2017년 10월 준공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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