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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먹는 아메바, 14살 스포츠 꿈나무 목숨 빼앗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간의 뇌를 파먹는 아메바가 14살 스포츠 꿈나무의 생명을 빼앗았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31일(현지시간) 휴스턴에 사는 주니어 크로스컨트리 선수 마이클 존 라일리(14)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고교생이 된 라일리는 지난 13일 샘 휴스턴 주립공원에서 팀 훈련을 하던 도중 아메바에 감염됐다.

미국 주니어 올림픽 대표로 3번이나 선발됐던 라일리는 수영을 마친 뒤 극심한 두통에 시달려 병원에 옮겨졌으나 30일 숨졌다. 라일리의 뇌는 대부분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 몸 속에 들어가 뇌를 파먹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아메바에 감염되는 건 드문 일이지만, 미국에선 거의 매년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2013년에는 플로리다 주의 12살 소녀가 집 근처 개울에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었고 같은 해 아칸소주에서도 12살 소녀가 워터파크에 다녀온 뒤 감염됐지만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2012년에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8살 소년이 호수에서 수영을 한 뒤 두통과 발열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호수나 연못 등 고여있는 물의 수온이 올라갈 때 자유 아메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온이 올라가는 계절에 고여 있는 물에서의 수영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자유 아메바는 수영 중인 사람의 코로 들어가 뇌까지 이동한다. 먹는 물로는 감염이 되지 않으며 전염성도 없다. CDC 통계에 따르면 지난 53년 동안 133건의 감염사례가 보고됐으며 생존한 경우는 3건에 불과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대부분의 감염은 텍사스·플로리다·아칸소·애리조나·캘리포니아 등 따뜻한 주에서 발생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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