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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수요일] 청춘리포트 - 올해 마지막 신문콘서트 주인공, 203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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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4일 신문콘서트에서 강정수 디지털 사회연구소장이 ‘미래의 신문’을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24일 오후 6시 서울 서교동 롤링홀에서 중앙일보 신문콘서트 8월 행사가 열렸다. 신문콘서트는 지난 1월부터 8개월간 정치·문화·저널리즘 등 신문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공연도 함께 즐기는 자리로 꾸며졌다. 이날 행사는 올해 마지막으로 마련된 신문콘서트였다.

 2015년 마지막 신문콘서트인 만큼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행사 시작 30여 분 전부터 200여 명의 관객들로 객석이 가득 찼다. 올해 마지막 신문콘서트의 주인공은 바로 2030 관객들이었다. 청춘리포트팀은 2015년 신문콘서트를 마무리하며 관객들에게 물었다. 중앙일보 신문콘서트를 지켜본 소감이 어떠셨는지….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마이크를 잡은 관객들은 신문콘서트에 대한 소회와 바람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오프닝 공연은 걸그룹 디홀릭(사진 위)이 맡았다. 이날 현장에선 2030 관객들이 신문콘서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강정현 기자]

◆“ 콘서트 보고 직접 중앙일보 구독”=객석에선 “신문콘서트를 통해 신문 읽기가 더 친숙해지고 중앙일보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다”는 반응이 많았다. 황이화(29)씨는 “어렸을 때 아버지는 다른 신문을 구독했고 나는 주로 TV프로그램들만 챙겨 봤다”며 “신문콘서트에 참여하면서 난생처음 내 손으로 직접 중앙일보를 구독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저널리즘은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콘서트를 계기로 막연한 이미지만 갖고 있던 중앙일보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관객을 2030세대로만 한정 짓지 말고 다음 시즌부턴 부모 세대까지 함께 초청해 세대 간 소통까지 가능한 콘서트로 꾸며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오수영(25)씨는 “중앙일보 청춘리포트팀에서 2030세대를 위한 행사를 기획한다고 했을 때 젊은 독자이자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흥미를 갖게 됐다”며 “요즘 젊은 세대들은 SNS나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뉴스를 접하기 때문에 언론사의 브랜드가 두드러질 일이 많지 않다. 신문콘서트처럼 중앙일보 하면 떠오를 수 있는 특색 있는 콘텐트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문콘서트의 열혈팬이 됐다는 관객도 적잖았다. 대학생 홍정화(26)씨는 “처음엔 어머니가 몰래 신청을 해줘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신문콘서트에 왔는데 다섯 번 넘게 참석해 이제는 신콘(신문콘서트)의 열혈팬이 됐다”고 말했다. 홍씨는 “매번 신문콘서트 내용을 내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중앙일보에서도 ‘대학생 서포터즈’ 같은 제도를 운영해 더 많은 청춘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2030 독자 여러분들이 원하는 지점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일 신문콘서트가 시즌2로 이어진다면 더 치밀하게 준비한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4일 신문콘서트 무대에 오른 뮤지컬 배우 임태경.

◆“‘마차 패러다임’ 벗어나야 신문 혁신”=앞서 1부 행사에선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이 ‘미래의 신문’이란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강 소장은 종이 신문을 ‘LP판’에 비유했다. 그는 “LP판이 사라졌다고 해도 ‘음악’이란 본질이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매체의 형태는 달라지더라도 저널리즘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라며 “저널리즘의 본질과 언론의 역할은 어느 시대에서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소장은 ‘마차 패러다임’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것이 신문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무대 스크린에 19세기 초 영국에서 개발된 초기 승객 열차의 사진이 떴다. 기관차에 마차를 연결한 형태의 객차였다. 강 소장은 “새 기술이 도입됐지만 당시의 사회적 상상력은 ‘마차의 시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라며 “열차에 승객들이 드나드는 통로가 생기는 데만 이후 60년이 걸렸다. 모바일 저널리즘 등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 등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언론에서도 기술의 수준을 초월하는 새로운 상상력을 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또 언론사들이 인터넷 클릭 수, 방문자 수에 얽매이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문의 영향력은 클릭수가 아닌 사회적 영향력으로부터 나온다”며 “신문에서 설정하는 방향성과 프레임에 사람들이 얼마나 울고 웃을 수 있느냐가 이 영향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대학생 김다솜(24)씨는 “인터넷 포털이 뉴스 시장을 점령한 상황에서 독자들이 수동적으로 뉴스를 받아들이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강 소장은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들의 영향력은 모바일 시장에서 조금씩 축소되고 있다. 카카오톡·페이스북 등 새로운 서비스가 끊임없이 등장하듯 포털사이트를 대체하는 서비스가 계속 등장한다면 곧 새로운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학생 이유지(25)씨는 “콘텐트의 혁신이 쉽지 않은 이유는 결국 언론사의 수익 구조 때문인 것 같다 ”는 의견을 냈다. 강 소장은 “시장의 압력이 언론에까지 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변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점차 커갈 것”이라며 “언론사의 영향력이 사라지지 않고, 건전한 위기 의식이 존재한다면 수익창출은 어떤 형태로든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내가 주인공이 되는 청춘 즐겼으면”=이날 행사의 오프닝 무대는 걸그룹 디홀릭이 이끌었다. 또 뮤지컬 배우 임태경(43)씨가 무대에 올라 2030 관객들과 대화하고 공연도 선보였다. 임씨가 ‘그대의 계절’ ‘한 사람’ ‘love theme’ 등을 부르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임씨는 “20대 시절엔 선택의 기로에서 도대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늘 고민하고 괴로워했다”며 “되돌아보면 정답만을 찾는 이성적인 판단보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강요가 아닌 내 가슴이 시키는 일을 선택했을 때 후회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 “ 20대 때는 무대 위에 올라서 실수를 하면 ‘사람들이 날 비웃고 놀릴 거야’라는 생각에 위축됐지만 나이가 들면서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초점을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에게 맞추는 법을 배웠고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삶은 생각보다 잔인하지 않다. 청춘의 한가운데 서 있는 여러분들이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는 삶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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