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1만 ~ 1만5천명 단계적으로 감축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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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에서 동아시아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가이 애리고니 국방정보국(DIA) 동아시아 국장은 12일 "한.미 간 주한미군 재배치 합의에 따라 향후 주한미군 1만~1만5천명이 감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애리고니 국장은 새시대전략연구소(이사장 유재건)가 개최한 '한.미 관계협의회 서울총회'세미나에서 "주한미군 재배치는 필연적으로 미군 숫자의 감축을 수반할 것"이라며 "감축 규모는 1단계에서 5천명, 2.3단계에서 5천명 내지 1만명을 줄여 총 1만~1만5천명을 줄이기로 했던 1980년대 말의 동아시아 주둔 미군 재배치 전략안과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애리고니 국장은 "숫자가 줄어든 대신 전투력이 증강된 병력을 배치하는 것이 미군의 새로운 전략이며, 이는 한국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애리고니 국장과 함께 세미나에 참석한 존 메릴 미 국무부 정보국 동북아실장(한국 담당)은 "미국이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추구한다는 관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속도는 느리지만 경제개혁을 계속하고 있고,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2000년 중국 방문 이후 북한을 외부 세계에 개방하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며 "따라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정권 교체를 추구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오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미국은 다시 '대담한(bold)' 대북 접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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