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상상력이 혁신이다 … 이스라엘을 이끄는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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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매지노베이션
윤종록 지음, 크레듀하우
344쪽, 1만5000원

20세기 한국인의 특성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많은 사람이 ‘빨리빨리’를 떠올릴 것이다. ‘빨리빨리’는 산업화 시대 한국 사회를 관통했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부지런한 손발보다 부지런한 두뇌가 필요한 창조경제 시대다.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이스라엘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국토면적은 2만770㎢로 한반도의 10분의 1 정도다. 이 작은 나라에서 유럽 전체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기업이 창업을 한다. 겁도 없이 수많은 회사가 창업을 하는 건 든든한 뒷배가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업경제가 진작부터 뿌리를 내렸다. 서울대의 절반 규모인 히브리대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특허료로는 1조원에 달한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의 특허를 상용화해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매출액은 연간 200조원에 이른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을 역임한 저자는 이스라엘의 ‘후츠파(chutzpah)’ 정신을 주목한다. ‘후츠파’는 히브리어로 ‘뻔뻔함’ ‘담대함’ ‘저돌성’ 등을 의미한다. 요즘에는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며,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밝히는 이스라엘인 특유의 도전정신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이스라엘은 가정에서부터 학교·회사·친목 모임 등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후츠파’를 교육 방침이자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저자는 ‘후츠파’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본다. 이스라엘이 ‘후츠파’ 정신을 통해 사회를 창조적으로 혁신한 사례를 살펴봤다. 이스라엘에서 ‘후츠파’ 정신을 실현하고 있는 지도자·기업인·교수 등을 만나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식이다. ‘유대인 성공 코드’로 알려진 10가지 행동 원칙을 소개했다.

 ‘후츠파’의 골자를 저자는 이렇게 요약한다. 상상력이 곧 혁신이라는 것이다. 책 제목을 ‘상상(Imagination)’과 ‘혁신(Innovation)’을 결합한 ‘이매지노베이션(Imaginnovation)’으로 결정한 배경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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