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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50대 부자’의 부진한 한 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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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코리아] 중국의 구매수요가 감소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대만의 주요 수출업체에도 압박이 가해졌다. 이에 따라 대만 50대 부자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들의 총 자산의 합계는 지난해보다 3억 달러 감소한 1171억 달러였다. 순위에 진입하는 최소 자산은 지난해 7억5000만 달러보다는 상승해 8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중 23명의 부자들은 지난해보다 자산이 감소했고, 8명은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자산이 가장 크게 감소한 부자는 2위에 오른 차이 옌밍(Tsai Eng-Meng)이다. 그는 거대 음료제과업체인 왕왕차이나(Want Want China)의 회장이다. 차이옌밍의 총자산은 13억 달러가 줄어들어, 3년 동안 이름을 올렸던 최고 부자 순위에서도 내려오게 됐다. 2008년 기업공개 이후 왕왕차이나가 매출 하락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비자의 구매력 감소와 유제품의 생산 비용증가 때문이다. 차이 옌밍에 이어 큰 폭으로 자산이 감소한 대만 부자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거물로 알려진 웨이 형제(The Wei brothers)다. 지난해보다 자산이 11억 달러 감소했는데, 이는 계열사인 즉석라면 및 음료 제조업체 팅이(Tingyi)가 중국의 부진한 수요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1998년 이래로 감소한 적 없었던 순 매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 하락세는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IT업계에서 스마트폰 창시자로 여겨지는 쉐어 왕(Cher Wang)과 웬치 첸(Wenchi Chen) 부부는 37위를 기록했는데, 쉐어 왕은 스마트폰 제조회사로 유명한 HTC 그룹의 회장이다.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이 부부의 자산은 4억1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한 왕 회장은 6월 주주총회에서 실망스러운 제품을 내놓은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한편, 대니얼(Daniel)과 리처드 차이(Richard Tsai)가 이끄는 차이 가문에도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푸본파이낸셜(Fubon Financial)이 보험상품 수익으로 주식이 한해 동안 45% 상승하며 대니얼과 리처드 차이가 대만 1위 부자로 등극한 것. 지난해 별세한 선친 차이 완차이(Tsai Wan-Tsai)의 뒤를 이은 차이가문의 후손은 새로운 지도체계를 성립했다.

12명의 부자들은 재산이 더욱 증가했고, 28위에 오른 유통업자 왕 렌셩(Wang Ren-sheng)과 14위를 기록한 예술품 수집가 피에르 첸(Pierre Chen)을 포함한 7명이 리스트에 새롭게 진입했다. 비결은 ‘입지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18위에 오른 젬이어인더스트리얼(Gem-Year Industrial) 회장 차이 융렁(Tsai Yung-Lung)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공구 제조회사를 운영한다. 젬이어인더스트리얼은 최근 상하이 주식거래소에 상장했다. 중국 주식이 붐처럼 일자 몸집은 세 배로 불었고, 차이 회장의 주식은 96% 상승해 대만 부자 순위의 최고 승리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한편 포모사 플라스틱그룹(Formosa Plastics Group)의 공동창업자 왕 용 차이(Wang Yung-Tsai)는 지난해 11월 별세하며 순위에서 떠났다. 그가 보유하던 30억 달러 상당의 주식에 대한 배분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됐다.

- 러셀 플래너리 포브스 기자·추가조사 엘라인 마오, 매기 첸, 체리쉬 시옹, 수잔 라드라우어, 루만 우양 포브스 기자, 번역 임채연 포브스코리아 기자, 조명조 포브스코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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