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항서 대형 폭발 … 최소 5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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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2일 오후 11시30분(현지시간)쯤 중국 톈진(天津)시 빈하이(濱海)신구 탕구(塘沽)항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해 최소 50명이 숨지고 70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사망자 중 12명은 소방대원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중 71명이 중상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교민 윤모씨 등 3명도 이번 폭발로 경상을 입었다. 현대·기아차는 항구에 보관 중인 수출용 차량 3950대에 대한 피해여부를 확인 중이다.

 장융(張勇) 빈하이신구 구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폭발로 주택 등 피해를 본 사고 현장 주변 3개 지역 주민 3500여 명을 시내 학교 등으로 소개시켰다”고 밝혔다.

 사고는 이날 오후 10시50분쯤 탕구항 빈하이신구에 있는 루이하이(瑞海)공사의 위험물 보관창고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이곳에는 각종 화학물질이 보관돼 있었다. 신고를 받은 톈진 소방대 소속 9개 중대가 35대의 소방차에 나눠 타고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그러나 불이 확산되면서 오후 11시30분쯤 30초 간격으로 두 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한 소방대원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19명의 소방관 중 생존자가 몇 안 된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출동하던 한 소방관은 동료에게 “내가 돌아오지 못하면 우리 아버지는 너의 아버지다. 우리 어머니 산소에 성묘도 해 달라…”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남겼다.

 중국지진센터는 “첫 번째 폭발은 TNT 3t이 폭발한 것과 같은 수준인 규모 2.3, 두 번째 폭발은 21t의 TNT 폭발에 해당하는 규모 2.9”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사고 현장 주변 차량 수천 대가 불에 타거나 파손되는 등 피해를 봤다. 또 반경 3㎞ 내 주택의 유리창도 깨지고 벽에 금이 갔다. 사고 현장 부근 학교 대부분이 13일부터 휴교에 들어갔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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