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식품사랑캠페인] 온 몸 녹아내리는 여름철, 원기회복…보신탕보다 복숭아 드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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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을 지나 말복으로 달려가는 요즘. ‘삼복지간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속담이 있다. 무더위에 온 몸이 녹아난다는 말이다. 그래서 복날엔 보신탕ㆍ삼계탕을 먹는다. 원기회복을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영양이 부족하고 가난하던 옛적, 고깃국이 드물던 시절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현대인들은 단백질ㆍ탄수화물ㆍ지방같은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매끼니 먹는다. 그러니 오히려 비타민ㆍ식이섬유가 보양식이 아닐까.

옛적부터 삼복지간 원기를 돋우는 과일 중 최고로 치는 것이 복숭아다. 우리 조상들은 복숭아를 ‘불로장생’의 과일로 여겼다. 무더위에 지친 기력을 회복시키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능을 갖고 있다는 게 현대 과학에 의해 알려졌지만, 옛적 지혜는 이를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거다.

◇모든 효능이 여름철 맞춤형인 복숭아

의학서적인 『동의보감』ㆍ『향약집성방』 등엔 복숭아 열매가 얼굴빛을 좋게 한다고 쓰여 있다. 복숭아씨는 피가 뭉치고 월경이 막힌 것을 치료하고 가슴앓이를 멎게 한다고 했다. 복숭아털은 도모(桃毛)라고 하여 악귀를 없애며 자궁 출혈을 치료한다고 했으니 버릴게 없는 과일이라 할 수 있다.

의서에 기록된 복숭아의 효능은 최근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복숭아에 포함된 폴리페놀은 항산화물질로 노화를 막고 발암물질 니트로소아민의 생성을 억제한다. 복숭아 과육엔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들어있다. 아스파라긴산은 만성피로증후군 개선과 간 해독 및 항체 생성을 촉진한다. 복숭아에 포함된 아스파라긴산은 284~365㎎으로 사과ㆍ오렌지보다 많다.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 함량도 높아 대장균 증식을 억제하고 변비 예방이나 더위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피곤함을 물리치고 장염을 일으키는 대장균을 억제하니 복숭아는 딱 여름철 특효 과일인 셈이다. 복숭아는 100g당 칼로리가 34kcal에 불과해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 복숭아,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복숭아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페르시아를 거쳐 유럽과 북미 대륙으로 전파돼 지금까지 6000여 품종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02년 경기 부천의 소사농원에서 오늘날과 비슷한 품종의 복숭아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 고유 품종은 1960년대 최초로 개발됐지만 본격적인 보급이 이루어진 것은 90년대 이후부터다. 농촌진흥청에서는 1963년부터 복숭아 육종을 시작해 현재까지 유명ㆍ천홍ㆍ진미ㆍ수미 등 12품종을 개발해 보급했다. 복숭아처럼 품종이 많은 과일도 드문데, 시장에서 거래되는 복숭아 품종만 40가지가 넘는다.

복숭아는 털의 유무에 따라 털이 있는 털복숭아, 털이 없는 천도로 나눌 수 있다. 과육 색깔에 따라서 백도와 황도, 홍도로 나누기도 한다. 털복숭아 중 ‘미백’은 말랑말랑한 품종으로 과육이 흰색이며 당도가 높고 과즙이 많은 편이다. 8월 중순을 넘어서면 ‘천중도백도’의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유모계 중 딱딱한 복숭아 품종으로는 ‘월미’를 들 수 있는데, 과육이 딱딱해 다른 품종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털이 없는 천도복숭아로는 천홍과 수홍, 하홍 등이 있다.

◇ 복숭아 고르고 보관하는 법

복숭아를 제대로 고르기 위해서 우선 껍질부터 제대로 살펴야 한다. 병해충 흔적이나 반점ㆍ상처가 있는 건 피하는 게 좋다. 황도는 타원형보다는 원형에 가깝고 표면이 얼룩덜룩한 것보다 누런 빛이 균일한 게 좋다. 백도는 생김새가 중간선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는 것이 좋고 색깔도 전체적으로 균일한 것이 좋다. 보기 좋은 것이 먹기 좋다는 말은 복숭아에 딱 들어맞는다.

복숭아는 따뜻한 성질의 과일이다. 냉장온도(0~4℃)에서 보관하면 저온장해가 생긴다. 냉장고에 넣은 복수아의 과육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물크러지는 게 그런 이유다. 평소 상온에 두었다가 먹기 1시간 전 쯤 냉장고에 넣어 8~10℃ 정도로 먹는 것이 최적이다. 육질이 연한 복숭아는 11~13℃, 단단한 복숭아는 8~10℃에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이를 딱 적용해 냉장 보관하긴 어려우니 되도록이면 2~3일 내에 소비할 수 있는 양을 사서 빨리 먹어치우는 게 좋다.

◇ 복숭아 축제도 한창

7~8월에는 복숭아 축제가 한창이다. ‘제9회 향수옥천포도ㆍ복숭아축제’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충북 옥천공설운동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제13회 세종조치원 복숭아축제’는 다음달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열린다. ‘충주복숭아축제’는 다음달 23일부터 충주체육관 광장에서 열린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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