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브라도 리트리버 성격은?…사람과 개가 눈 맞추면 '사랑 호르몬' 나와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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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브라도 리트리버 성격 [사진 사이언스]

 
‘래브라도 리트리버 성격’

래브라도 리트리버 성격? 사람과 개도 눈 맞추면 '사랑의 호르몬' 나와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성격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인간과 개의 친밀감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인류가 유독 개와 친밀감을 느끼는데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가나가와 아자부(麻布)대학 동물·생명공학과 나가사와 미호 교수 연구팀은 애견과 주인이 눈맞춤을 할 때 양측의 뇌에서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판에 소개된 논문을 통해서다.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이 호르몬은 여성이 아이를 낳을 때 자궁을 수축시켜 분만을 돕는다. 젖을 잘 돌게 해 수유를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산모가 아이에게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고, 여성이 남성에게 모성본능을 느끼게 되는 것도 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 코끝에 옥시토신을 뿌리면 타인에 대한 신뢰감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나가사와 교수팀은 사람과 개 사이에도 같은 변화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 여성 26명과 남성 4명, 그들의 애견 암·수컷 각각 15마리씩을 대상으로 했다. 먼저 주인과 개를 짝 지어 한 방에 넣었다. 이어 천장에 매단 카메라로 30분간 행동을 관찰했다. 개와 눈맞춤을 한 주인은 개를 쓰다듬으며 애정을 표시했다. 사람을 대하듯 개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이후 주인과 개의 소변을 검사해 보니, 눈맞춤을 오래한 주인과 개의 옥시토신 수치가 실험 전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개의 코끝에 옥시토신을 뿌리고 주인 및 다른 사람과 함께 방에 넣는 실험도 했다. 그 결과 수컷에겐 변화가 없었지만 암컷은 주인을 응시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어 개와 눈맞춤을 한 주인의 옥시토신 수치가 올라갔다.

 옥시토신이 사람 사이에 애정관계 형성을 돕는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사람과 개와 같은 이종(異種) 사이에서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연구팀은 “수천 년 전 사람이 개를 길들여 가축화하는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받아 유전자가 함께 바뀌는 공(共)진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람 손에 자란 늑대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해봤지만 개의 경우와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독립선언서 초안을 쓴 벤저민 프랭클린이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친구는 셋이다. 오래 함께 산 아내, 오래 기른 개, 현찰이다”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의 통찰력이 이번 연구결과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성격, 나도 강아지 기르고 싶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성격, 똑똑하네 “래브라도 리트리버 성격, 너무 귀여워” 등의 반응을 보였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성격’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 사이언스]
‘래브라도 리트리버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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