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해득실 싸움, 헌정사에 오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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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국회가) 국민의 삶과는 아무 상관없는 이해득실 싸움에 매달리는 것은 정치의 본령에 어긋나는 일이고 헌정사에도 오점을 남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헌절을 맞아 신경식 회장 등 헌정회 임원 22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다. 헌정회는 전직 의원들로 이뤄진 사단법인이다. 박 대통령이 헌정회 임원들을 만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 국회도 (이제는) 국민을 중심에 두는 정치로 돌아와 민생을 돌보고 경제를 살리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며 “정치가 국리민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실천해나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갈등과 분열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통합과 발전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경륜과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때도 “우리 정치사를 보면 보신주의와 당리당략, 끊임없는 당파싸움이 나라를 뒤흔들었다”며 “이제는 개인이 살아남기 위한 정치를 거두고 국민을 위해 살고 노력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정부는 지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앞으로 30년의 성장을 이루는 데 튼튼한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며 “이런 시대적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정신을 토대로 오늘의 성취를 이뤄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민주주의와 경제를 양 날개로 삼아 품격 있는 선진국가로 나아가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4선 의원 출신인 신경식 회장은 “지금 헌정회에는 여야가 없다. 모두 나라 잘되고 대통령께서 국정을 잘 이끌어주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지난번 국회법 개정안 여부를 놓고 긴장시켰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대통령께서 확고한 태도를 표명해 큰 걱정을 덜게 됐다. 국회 선진화법도 조속히 재정비되어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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