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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업계, 새 일자리 만들기 돋보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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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기업공헌평가원과 중앙일보 공동 진행한 ‘2015 기업 국가·사회공헌도 조사’에서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LG전자·현대중공업이 ‘톱5’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큰 변동은 없었지만 롯데쇼핑이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것을 비롯해 유통기업의 공헌 실적이 두드러졌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기업집단(그룹)은 국민소득 70조원, 국가재정 17조원, 일자리 창출 122만명 측면에서 기여했다. 그룹 별로 봤을 때 롯데(5위)·신세계(10위)·CJ(11위)·홈플러스(14위) 같은 유통업체가 그룹 자산·매출에 비해 상위권을 차지한 게 특징이다.

 산업별 기여도는 전자·자동차가 높았고, 유통·화학은 상승세, 통신·전기·가스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종천 평가원 이사장은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사회 공헌도도 과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며 “분석 결과 대기업이 여전히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조사에 참여한 한봉희 아주대(경영학) 교수는 “전자·자동차·화학 같은 수출 주력 산업에서 글로벌 정상 기업이 나와야 성장 과실을 나눌 수 있다”며 “내수·서비스업을 활성화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역량을 키우는 것은 장기 과제”라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성장 과실을 고루 분배하지 않고, 과거에 비해 일자리 창출도 적다는 지적에 대응하는 데이터도 공개됐다. 20대 그룹 매출은 2013년 1334조원에서 지난해 1296조원으로 38조원(3%) 줄었다. 같은 기간 법인세는 3%, 고용은 3.3% 감소했다. 과도하게 세금을 적게 내거나 고용을 줄였다는 일부 평가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반면 연구개발(R&D) 투자는 27조1000억원에서 30조3000억원으로 11.7% 늘었다.

 다만 분석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고임금 구조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매출이 줄었는데도 지난해(14조8000억원)보다 올해(15조3000억원) 임금을 올린 자동차 업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재경 국민대(경영학) 교수는 “공헌도가 높은 전자·자동차 산업 중 특히 자동차 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자동차뿐 아니라 화학·건설 분야도 인건비 인상을 자제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써야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분야는 식음료로 나타났다. 매출 100억원 당 18명을 고용했다. 자동차(11.2명)·전자(9.8명)·통신(8.3명)·화학(8.1명)·건설(6.9명)의 2배 수준이다. 유통(7.6명)은 모든 산업 분야 중 유일하게 고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정혜영 경희대(회계세무학) 교수는 “전년 대비 고용이 3300명 늘어난 삼성과 비교해 신세계(3600명)·롯데(1700명) 같은 유통업체의 채용 실적이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기업 국가·사회공헌도 조사=한국기업공헌평가원이 매년 대기업 집단(올해는 1043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내놓는다. 가치창출(매출·수출), 국민소득(급여)과 국가재정(법인세), 일자리 창출, 국가경쟁력(연구개발·시설 투자), 기부금·온실가스배출저감량 5개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다. 올해가 3회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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