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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지나도 미모 잃지 않은 원더우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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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원더우먼’의 주연이자 가수·작곡자인 린다 카터(63)는 지난달 7일 미국뇌성마비협회가 주는 공로상을 받았다. 카터가 변호사인 남편 로버트 알트먼과 함께 뇌성마비 환자 치료와 권리 옹호에 힘써준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이날 검정 바지와 검정 상의에 하얀 재킷을 입은 카터에 대해 “그녀는 원더우먼으로 출연한 지 40년이 지났음에도 전혀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카터는 이날 미 연예잡지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미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30년 이상 친하게 지내 왔다. 클린턴은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여성 대통령이 들어설 절호의 기회”라며 클린턴 지지 의사를 밝혔다.

1975~79년 ‘원더우먼’에 출연해 세계적 스타가 된 카터는 연예 활동과 병행해 자선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평생 고생한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 본 카터는 이 질병 연구와 유방암 예방을 위해 전국 캠페인을 벌였다. 또 여성들의 낙태권과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옹호한다. 2011년 뉴욕과 피닉스의 동성애자 행진, 2013년 워싱턴DC의 동성애자 행진의 대수호자(Grand Marshall) 역할을 맡기도 했다.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태어난 카터는 5살 때 TV에 첫 출연했다. 애리조나주립대에서 ‘가장 재능 있는 학생’으로 선출된 뒤 가수로 활동하기 위해 대학을 중퇴했다. 그는 72년 미스 애리조나에 이어 미스월드 미국 대표로 선출된 이후 본격적인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 드라마 ‘스타스키와 허치’와 B급 영화 여러 편에 출연했으나 인기를 얻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연예 활동으로 힘든 생활이 이어지자 고향 피닉스로 낙향할 생각을 하던 즈음 ‘원더우먼’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미국 DC코믹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카터는 빼어난 외모와 몸매로 남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총알을 막는 팔찌, 순순히 자백하게 하는 황금 밧줄, 투명 비행기 등도 화제였다. 국제미(美)아카데미와 영국언론협회는 78년 카터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카터는 섹시 스타라는 평가를 싫어했다. 카터는 미 잡지 ‘U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남편 이외 누구한테도 섹시한 대상으로 여겨지고 싶지 않다”며 “나를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선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카터는 80년대 원더우먼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 출연을 거부했다.

‘원더우먼’ 출연을 끝낸 뒤 첫 남편과 이혼하며 방황하다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 재활센터 등을 다니며 알코올 중독을 극복했다. 카터는 ‘원더우먼’ 성공 이후 여러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했으나 여전히 원더우먼으로 기억된다.

원더우먼은 2017년 6월 출시되는 영화 ‘원더우먼’으로 부활할 예정이다. 미스 이스라엘 출신으로 영화 ‘분노의 질주’에 출연한 갤 가돗이 주연을 맡았다. 카터는 “이 영화에 카메오라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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