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를 한류스타들 섬으로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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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를 한류스타 해외 팬클럽에 분양해 ‘EXO 섬’, ‘김수현 섬’으로 만들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관광업계를 살리기 위해 정부에 제안한 내용이다. 전경련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드물다”며 “주요 관광지가 몰려있는 서울광장에 한류 공연장을 세우고 3237개에 달하는 세계 4위 규모의 섬 중 무인도를 해외 팬클럽에 분양해 테마 관광지로 개발하자”고 건의했다.

 전경련은 28일 관광산업을 사면초가에 빠뜨리는 주범으로 시대착오적 규제, 장점을 가로막는 장벽, 외국인 방한을 불편하게 하는 관광 시스템을 꼽았다. 전경련은 낡은 규제로 30년 넘게 바뀌지 않은 호텔 규제를 꼽았다. 호텔은 1981년 학교보건법에 의해 폐기물 처리시설과 함께 ‘학교주변 금지시설’로 묶였다. 전경련은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1만2800여실 부족한데도 숙박시설은 여전히 유해시설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탄탄한 쇼핑 인프라와 한류 트렌드,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악 자원 같은 장점을 갉아먹는 장벽도 지적했다. 복잡한 면세품 환급 과정이 대표적이다. 한국 면세품을 산 외국인 관광객은 환급 가맹점에서 서류를 받고, 세관에 장시간 줄을 서 도장을 받은 뒤 일일이 환급 가맹점별 환급창구를 찾아 환급액을 받아야 한다. 환급창구 수도 57곳에 불과하다. 전경련은 “구매처에서 바로 환급해주고 세관에 서류만 제출하면 되는 일본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는 건장한 청장년 정도만 오르내릴수 있는 산악 자원의 인프라도 시급히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고령자·장애인이나 단기 여행 위주의 외국인 관광객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산악 관광 자원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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