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육군 소령 농락한 40대 '꽃뱀' 구속

중앙일보

입력

미혼의 재력가 행세를 하며 현역 육군 소령에게 결혼할 것처럼 접근해 돈을 뜯어낸 40대 ‘꽃뱀’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26일 사기 혐의로 윤모(44·여)씨를 구속했다.

윤씨는 2013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육군 소령 강모(35)씨에게 결혼할 것처럼 속인 뒤 커피숍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는 등의 핑계로 17차례에 걸쳐 1억27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윤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댓글을 달아 이모(33) 육군 대위에게 접근해 이씨의 선배인 강씨를 소개받았다.

윤씨는 자신의 나이를 13세나 어린 29세로 낮추고 서울 소재 명문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커피숍 두 개를 운영 중이라고 속였다. 또 아버지는 육군 대령으로 예편하고 큰아버지는 현역 육군 장군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자신보다 9살이나 어린 강씨에게 ‘오빠’라고 부르며 결혼을 전제로 교제해 왔다. 또 거짓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며 임신한 것처럼 가장하고 일산의 고급 단독주택에 사는 것처럼 단독주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보여주기도 했다.

이혼녀인 윤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이 신용불량 상태로 보증금이 없는 월세 60만원짜리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다.

윤씨는 강씨를 만나기 전 육군 중령 고모(46)씨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돈을 가로채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윤씨는 강씨에게 가로챈 돈 일부를 고씨에게 합의금으로 전달하고 나머지는 변호사 비용과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윤씨는 2012년 2월에도 대학 교수와 육군 대위에게 자신을 경찰관 또는 의사로 속이고 결혼하거나 교제할 것처럼 가장해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고양=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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