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절" 일단락… 공산국 참가할 듯|88서울올림픽 재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88서울올림픽이 호된 시련을 겪었다. 뒤늦게 터진 88올림픽개최지 논란은 서울조직위를 당황케 했으나 IOC가 이러한 반론을 일축, 서울개최를 재확인함으로써 일단락 됐다.
『88년 제24차 하계 올림픽의 개최지는 서울이 부적합하므로 재고돼야한다』 IOC부위원장인 인도「쿠마르」씨의 망언으로 시작된 파문은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돈·밀러」 사무총장의 재검토주장으로 확대됐다.
또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프랑코·카라로」위원장은『LA올림픽이 끝난후 88년과 92년의 올림픽개최 장소에 대한 새로운 제안이 나올 것이며 88올림픽이 이탈리아로 변경될지도 모른다』고 부채질을 했다.
사태는 이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올림픽위원회「넬손·파유」위원장까지 서울올림픽의 개최지변경을 요구하는 발언을 했고 미국 뉴욕 타임즈지는 5월29일과 6월18일 두차례에 걸쳐 『분단국에서의 올림픽개최 부적합론』을 펴 한국의 신경을 극도로 자극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저마다 다른 저의를 갖고있었다.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각각 92년의 동계및 하계올림픽유치를 위한 공산권에의 미소작전이라는 저의가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미국측은 서울을 희생양으로 삼아 눈앞의 LA올림픽에 대한 공산권의 집단보이코트를 무마해 보겠다는 계산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서울올림픽이 도마에 오른 것은 소련등 일부 공산국가들의 LA올림픽불참발표가 나온 직후였다.
북한을 비롯, 일부공산권이 이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서울여론을 부추기려고 충동질을 한것은 두말할것도 없다.
다행히 IOC는 냉전에 희생되는 올림픽을 개탄하면서 올림픽정신과 헌장의 고수를 위해 의연히 대처, 이러한 방해공작을 단호히 막아냈다.
LA올림픽개막직전인 7월말의 총회에서 서울올림픽개최일정을 확정지으면서 개최지변경불가를 확인했으며 한술 더 떠 올림픽불참국에 대한 제재규정신설을 제기한 것이다.
또 한차례의 논란은 11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협의회 (ANOC)총회에서 재연됐다.
그러나「마리오·바스케스·라나」 회장이 선봉이 된 ANOC는 마침내 서울개최불변을 다짐하는「멕시코선언」을 채택했다.
남은 문제는 서울올림픽이 공산권·자유진영을 총망라한 올림픽회원국 모두의「화합의 제전」이 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LA올림픽때처럼 앞으로 4년사이 어떤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지 알수 없으며 88년에 들어서야 어떤 결정이 내려질 것이므로 속단은 금물이다.
올림픽이 정치에 초연해질수 있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군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