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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가장 센 사이버전사 보유 러시아 전력 가장 위협적…중국은 과대 평가된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지난 3월 연방보안국(FSB) 협의회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4년 7400만 건의 러시아 관공서 홈페이지와 정보시스템에 대한 사이버공격 시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정부기관 해킹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레기언 메디어]

몇 달 전 러시아 언론에 ‘미국 대 러시아 사이버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라는 기사가 등장했다. 필자인 러시아의 경쟁 정보 전문가 협회 회원인 옐레나 라리나는 “세계 사이버전쟁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그녀는 미국의 2015년 국가안보전략을 인용한다.

‘…우리의 경제, 안보와 건강은 네트워크 인프라와 연관돼 있으며 정체 불명으로 남고자 하는 사악한 국가, 범죄행위자 및 개인이 이 인프라에 대항하고 있다.’

라리나에 따르면 미국이 말하는 이 ‘사악한 국가’는 러시아, 이란, 북한 및 매우 제한적으로 중국을 가리킨다.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를 주요 위협으로 보고 있다. 2015년 5월 뉴스위크는 ‘러시아의 가장 훌륭한 무기는 해커’라는 기사를 실었는데 러시아와 중국을 차세대 사이버 전쟁에서 가장 강력한 민족-국가행위자로 꼽았다. 러시아 해커들은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뛰어난 사이버 전사로 언급됐다. 기사에서 보안 컨설팅 업체 ‘타이아 글로벌(Taia Global)’의 대표 제프리 카아는 “중국 위협은 과장됐고 러시아 위협은 과소평가됐다. 러시아인의 기술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사이버 분위기도 흐려지고 있다. 양국 간의 ‘사이버 공간의 신뢰조치에 관한 협정’과 사이버 공간에서의 신뢰에 관한 양자 간 대통령자문위원회(2009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선포)도 2014년 여름 폐지됐다.

러시아는 사이버 공간 전쟁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 러시아 ‘레그넘(Regnum)’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옐레나 라리나는 “애국심에 가득 찬 사람들은 러시아는 모든 것이 갖췄기 때문에 어떤 사이버 공격이든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고 말한다. 실제로 사이버 공격을 미리 알고 이를 경고하는 것은 러시아·중국·미국 어느 나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것은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다.

IT와 인터넷은 양날의 칼이다. IT 기술과 인터넷 사용이 더 많을수록 더 취약해지고 무방비 상태가 된다. 라리나는 ‘미국은 정보기술과 통신이 가장 발전한 나라지만 가장 취약하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러시아 정부는 외부로부터의 사이버 공격 또는 2012년 인터넷이 차단된 ‘시리아 시나리오’의 발생을 우려한다. 시리아에서는 이틀 이상 연결이 차단됐었다. 미국 인터넷 모니터링 업체 ‘레네시스(Renesys)’의 데이터에 따르면, 4개 IP 주소 대역의 접근이 불가능했고, 77개 채널(먼소리) 즉 국가 전체 네트워크 경로의 92%에서 작동 문제가 발생했다. 공격자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시리아 정부는 ‘서방의 적대 세력’을 비난했다.

러시아 IT 전문가들은 외부 세력에 의한 러시아 인터넷 차단 시나리오가 가능하긴 하나 실제로 일어나긴 어렵다고 본다. PIR 센터의 프로그램 책임자 올레크 데미도프는 “IP 주소와 도메인 네임의 연결이 끊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러시아는 2주 동안 외부세계와의 연결이 끊길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고 말했다.

엘레나 김, 갈리야 이브라기모바, 빅토리야 자비얄로바, 데니스 쿤구로프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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