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 한국 카지노 영업직원 10여 명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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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에서 고객 모집 활동을 하던 국내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 직원 10여 명이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주중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 들어 베이징에서 카지노 영업 활동을 하던 한국인 10여 명이 체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체포 숫자가 계속 늘고 있어 중국 당국이 일제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체포된 직원들은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과 파라다이스 등 3∼4개 업체 소속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도박 알선과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외국인이 카지노 고객을 모집하는 행위는 중국 국내법상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일부 카지노 업체들이 출장 형식으로 직원을 보내 현지 여행업체와 연계해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예전에도 단속에 걸려 실형을 산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단속 대상에는 한국인 마케팅 직원뿐 아니라 현지 여행업체와 카지노 고객들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 고객들의 비자 발급 대행 등의 업무를 하던 중국 여행업체도 단속에 포함됐다”며 “공안 당국이 고객 명단을 확보하고 고객들을 상대로 한 조사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 VIP 고객 등이 한국 여행 계획을 일제히 취소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영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주말부터 22일까지는 중국의 단오절 연휴여서 카지노 업체들은 중국인 큰손 고객들의 특수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메르스 여파에 이어 중국 현지에서의 일제 단속이란 악재를 맞게 됐다.

 중국 당국이 일제단속에 착수한 정확한 배경은 공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반부패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중국 당국이 해외 원정 카지노 고객을 단속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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