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생 상대로 "저축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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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새마을금고 직원을 사칭한 20대청년이 하루동안 서울답십리국민학교에서 1, 2학년 6개학급 어린이 70여명이 저금할 10만원을 거두어 달아났다.
이 학교에서는 한달전에도 같은 사건이 있었으나 학교측은 경찰에 신고도 않고 쉬쉬해오다 다시 피해를 입었으며 서울시내 다른 국민학교에서도 같은수법의 어린이 저금사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3일 상오9시쯤 이학교 1학년8반교실에 신사복차림의 20대남자가 나타나 『나는 새마을금고에서 저금을 거두러 온 사람이다』라며 이돈희군(7)등 17명으로부터 4백∼2천원씩 현금 2만3천원과 저금통장을 받아 달아났다.
당시 범인은 잇달아 1학년6반 교실에서 같은 방법으로 2명으로부터 3천원을 받아갔으며 1학년4반에서 4명으로부터 돈을 받은 후 1학년7반 교실에도 들어갔으나 이학급에서는 수상이 여기고 돈을 주지 않았다.
범인은 계속해 1학년3반에서 49명으로부터 돈을 챙긴 후 자취를 감췄다가 쉬는 시간인 상오11시10분쯤 다시 2학년6반 교실에 나타나 20여명으로부터 돈을 받은 후 그대로 달아났다.
이 학교에는 어린이마을금고 사무실이 있어 답십리2동 새마을금고에서 여직원1명이 상오에만 파견나와 저금을 받아왔다.
1학년 학생의 어머니 배인현씨(43·여·상업·답십리2동)는 『순진한 어린이들에게 그런 속임수로 돈을 뺏어가 동심에 상처를 입힌다니 기가막힌다.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이런 행동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분개했다.
범인은 이학교 어린이들의 저금하는 날과 교사조회시간·쉬는시간등을 잘 알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학교 내부사정에 밝은 자로 추정되며 다른학교에서도 같은 사기행위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이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한달전에도 같은 수법의 사건이 발생했었다고 말해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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