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스페인전 MVP로 16강 견인 "마음 편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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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부진함을 떨지고 스페인전 별이 됐다.

지소연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경기장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E조 마지막 경기 스페인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수비수 여러명을 제치고 폭발적인 드리블을 보여줬다.

그의 다양한 공격 기회 창출에 조직위는 지소연을 MVP로 선정했다. 한국은 이날 2-1로 승리해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 여자축구 사상 월드컵 첫 16강 진출이다.

지소연은 "16강에 올라간게 무척 기쁘다. 전반전에 볼도 많이 뺏기고 했는데 선수들하고 끝까지 뛰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제가 못해도 동료들이 잘해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소연은 그간 부진했다. 지난 10일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 E조 조별리그 브라질과의 1차전. 지소연은 체격과 개인기가 좋은 브라질 선수들에게 막혀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스스로 "전반 27분에야 처음으로 볼 터치를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14일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는 페널티킥으로 월드컵에서 첫 골을 넣었다. 하지만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이날 지소연은 슈팅 4개, 유효슈팅은 2개를 기록했다. 페널티킥도 유효슈팅이니까 지소연이 2경기에서 제대로 슛을 시도한 건 한 번 뿐이다.

지소연은 한국 최고의 여자축구 스타다. 지난 2010년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의 3위를 이끌었다. 당시 실버볼(MVP 투표 2위)과 실버슈(득점 2위·8골)를 받았다. 2011년 일본 여자 실업축구 최강팀 고베 아이낙에 입단해 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등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한국 여자축구 선수 최초로 축구 종가 잉글랜드 여자프로축구리그(WSL)에 진출해 19경기에서 9골을 넣었다.

하위권이던 첼시 레이디스를 준우승으로 이끌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 4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수여하는 '올해의 여자선수상' 까지 받았다. 작은 체구(1m61㎝·50㎏)지만 빠른 드리블에다 골 결정력까지 갖춰 '지메시'라는 별명도 붙었다.

하지만 생애 첫 월드컵에선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마음 고생은 16강 진출로 끝났다. 지소연은 "월드컵 오기 전부터 1승1무1패를 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서 기쁘다"며 "지금까지 월드컵에 와서 부담감이 있었는데 오늘 경기를 이겨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기분으로는 우승까지 할 것 같다. 16강 진출해서 프랑스와 붙게 되는게 좋은 공격 보여주겠다. 우리도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라고 다짐했다.

오타와=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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