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비패턴이 변하고 있다|식품·가구·옷등 점차 고급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소득이 늘어 1인당 GNP 2천달러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가계의 소비패턴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은의 3·4분기 GNP동향을 분석해 보면 소득이 늘고, 소비의 고급화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가계는▲식료품·가전제품·가구·가계잡비등 가정주부의 피부에 와닿는 「집안살림」에서부터 우선 고급·고가품으로의 소비대체효과가 일어나고▲다음에 집안식구들의 옷이 바뀌며▲술·담배등 주로 남자들이 밖에서 즐기는 기호품소비의 고급화는 맨 마지막에 일어나고 있음을 알수있다.
식료품·가구시설비(가전·가구등)가계운영비(비누·화장지·성냥·양초·파출부등)의 지출은 모두 지난해 초부터 3·4분기까지 매우 높은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들어서는 그증가세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고기·가공식품등의 고급식품이 상에 많이 오르고 고가가전품을 많이 사들이며 기타 살림에 필요한 갖가지 비품을 고급화하는 소비변화가 이미 지난해에 일어났고 이제 또다시 당분간은 별변화없이 지금의 소비수준이 계속되는 단계에 들어선것이다.
피복비지출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1.6% 증가로 매우 낮다가 3·4분기부터 9.3% 증가로 크게 늘었고, 올상반기까지는 7.4%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더니 올3·4분기에는 1.9% 증가로 급격히 낮아졌다.
대부분의 가정이 지난해 가을부터 올 여름에 걸쳐 새옷·비싼옷들을 많이 사들였고 이제는 일단 옷소비도 주춤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할수있다.
반면 술·청량음료등의 음료품소비는 지난해까지는 상반기중 5.9%, 3·4분기중 1.2%증가로 매우 낮다가 올들어 상반기중 8.8%, 3·4분기중 10.4%씩 늘어나는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담배의 소비증가세도 올상반기중 3·6%, 3·4분기중 6.2%를 기록해 역시 지난해보다 2∼6배씩 높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솔담배의 품귀현상이 벌어지는등 기호품의 고급화추세가 올해부터 비로소 시작된데다 올여름이 유난히 더워 청량음료가 많이 팔렸고 더구나 때를 맞춰 고급국산양주등이시판됐기 때문이다.
최근 전매청이 5백원짜리 아리랑담배를 새로 내놓은것은 이같은 소비추세에 비추어볼 때 타이미을 잘 잡은 셈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