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어디가 얼마나 아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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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추정진단서>
환자이름 : 「페르디난드·E·마르코스」
나 이 : 67세
직 업 : 필리핀대통령
병 명 : 전신성 홍반성 낭창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원 인 : 불명
증 세 : 무기력증, 근육통증, 피부에 붉은반점
병 발 증 : 관절염, 늑막염, 신장염, 심장염등
치 료 법 : 스테로이드 합성호르몬투약, 신장투석등 병발증에 대한 대응치료.
끊임없이 중별설이 나돌고 있는 「마르코스」필리핀대통령은 어디가 어떻게 아픈것일까. 콩팥과 심장등 인체의 가장 중요한 장기를 수술받았거나 수술받아야 한다는 금년67세의 그는 앞으로 얼마나 더 살수 있을까. 지금까지 외신으로 들어온 「마르코스」의 질환에 대한 정보를 종합, 국내 전문의들이 진단한 결과는 그가 불치의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있음이 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코스」가 신장 계통의 질병으로 오랫동안 시달려온사실은 이미 1년전부터 마닐라정가에 알려진 비밀. 그의 병세는 최근 더욱 악화돼 지난 13일 말라카냥대통령궁에서 「크리스토퍼·도드」미상원의원을 만난이 후 공개석상에 전혀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있다.
「도드」의원은 당시 필리핀군 고위장교로부터 「마르코스」대통령이 모종의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밝힘으로써 「마르코스」의 입원가능성을 비쳤었다.
또 대통령궁의 한소식통은 「마르코스」대통령이 이틀이상 대통령궁 직원들과 접촉을 하지않은 것은 19년 집권사상 처음있는 일이라며 부인「이멜다」여사도 며칠동안 대통령궁에서 볼수 없었다고 말해 「마르코스」대통령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음을 시사했다.
더우기 미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9일 「레이건」미대통령이 11월초 「마르코스」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그의 도미치료를 권유했다는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마르코스」의 와병을 정설로 굳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란시스코·타타드」전 필리핀공보상이 19일자 마닐라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데이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마르코스」대통령이 지난 14일 마닐라교외 케손시에 있는 신장센터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이 수술을 위해 미국의 의사들이 초빙되었고 이들중 2명은 이미 필리핀을 떠나고 일부는 남아있다고 증언, 「마르코스」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주었다.
「타타드」씨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르코스」대통령은 신장뿐만 아니라 심장장해로 인해 심장수술까지 받아야 한다고 밝혀 「마르코스」가 신장외에 심장까지도 문제가 되고있음을 알렸다.
「타타드」씨가 밝힌 「마르코스」대통령의 병명은 전신성홍반성 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년).
이 병은 몸세포안의 세포핵에 자체항원물질이 생겨 세포가 서서히 퇴화해가는 병으로 아직 그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아 암과 같은 난치의 병이다.
이 법이 피부에 나타날 때는 나비모양의 붉은 반점이 생겨 이같은 병명이 붙었다.
이병은 또전신 각부분의 세포조직에 침투, 세포조직을 무력하게 만들고 각 기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희귀하지만 매우 무서운 병이다.
결국 지금까지 알려진 「마르코스」 대통령의 신장질환은 신장자체의 질병이 아니라 앞서의 낭창이 원인이 된것이며 결국 이병이 심장에까지 침투한 것으로 풀이할수 있다.
「타타드」씨는 「마르코스」대통령의 심장에 들어있는 관상정맥에 이상이 생겨 심장이식수술까지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수술이 필리핀에서는 불가능하고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에 가야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고령인 「마르코스」대통령이 이같은 무서운 병을 얼마나 견디어 낼수있느냐 하는데 초점이 모아진다.
의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낭창이 심장에까지 번졌다면 뇌세포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고 이같은 상황은 곧바로 생명에까지 영향을 주게되는 말기증세라는 것이다. 최악의경우 1, 2개월도 버틸 수 없다는 이야기다.
「마르코스」는 작년8월 「아키노」전상원의원이 암살되기직전 신장수술을 받은적이 있고 지난3월말에는 오른팔에 피가 배어나와 옷을 붉게 적신 사진이 일본의 포커스지의 카메라맨에 찍혀 그동안 신부전증으로 피를 걸러주는 투석치료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병력을 갖고있는 「마르코스」가 또다시 신장수술을 받았고 심장장해까지 일으킨 상태라면 그의 목숨은 살아 있다해도 활동을 자유롭게 할수 없는 반식물인간이 된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낳기에 충분하다.
이제 20년째 맞는 「마르코스」대통령의 장기집권은 그의 건강과 함께 서서히 막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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