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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레도 "코트 반란 안끝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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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이스'도 꺾었고, '제왕'도 무너뜨렸다. 다음 상대는 누구냐."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가 열린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코트의 기자실은 야심만만한 한 청년의 기세로 뜨거웠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토미 로브레도(21.스페인.세계랭킹 31위.사진).

남자단식 3회전에서 세계랭킹 1위 레이튼 휴이트(호주)를 꺾었던 로브레도는 3일 16강전에서 '거함'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16위)마저 3-1(6-4,1-6,7-6,6-4)로 누르고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쿠에르텐은 프랑스오픈에서 세차례나 우승, '클레이코트의 제왕'으로 불리는 선수다.

그러나 로브레도는 '골리앗' 에 맞서는 '다윗'의 재치를 마음껏 발산하며 또한번의 이변을 연출했다. 로브레도는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세번째 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네차례나 드롭샷을 구사하는 간 큰 플레이를 서슴없이 펼쳤다.

결과는 7-1 승리. 로브레도는 마지막 세트 매치 포인트에서도 또다시 드롭샷을 날릴 정도로 충천한 자신감을 마음껏 발산했다. 로브레도는 8강전에서 지난해 대회 챔피언 알베르트 코스타(스페인.9위)와 맞붙는다.

1m80㎝.70㎏으로 다소 왜소해 보이는 로브레도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단식우승이 단 한 차례뿐으로 세계 테니스계에 무명이나 다름없는 선수다.

역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2001년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기록한 4회전(16강) 진출이 전부다.

부모가 모두 테니스 지도자인 로브레도는 다섯살 때부터 라켓을 잡았다. 서비스 평균 속도는 남자선수로는 매우 느린 시속 1백45km 정도지만 베이스라이너의 기본인 탄탄한 포핸드 스트로크는 물론이고 네트 플레이와 드롭샷도 돋보인다. 또한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게임 운영이 연일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요인이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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