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횡포가 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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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결혼시즌마다 예식장의 공공연한 부대시설 강요가 되풀이되고 있어 시민들을 짜증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김미선씨(26·서울강남구신사동)는 『식장예식을 하려갔다가 드레스와 신부화장을 예식장에서 하지않으면 예약을 받을수 없다고 해 하는수없이 친척언니에게 빌려 입기로한 드레스대신 예식장 드레스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것이야말로 낭비를 조장하는 예식장의 횡포』라고 분개했다.
소비자연맹측에 고발해온 백영기씨(28·서울 동대문구휘경동)도 같은 케이스. 예식상측으로부터 원판사진 6판을 강요받고 울며 겨자먹기로 예약했는데, 집안 어른들이 2판이면 된다고 해 이를 줄여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주부클럽이 최근 실시한 예식장 부대시설 강요여부와 예식비용에 관한 특별조사에서 드레스의 경우 54.7%, 화장은 48.6%, 사진은 23.3%가 자체내 시설이용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드레스는 2만∼l5만원을 받고 있으나 실제 소비자가 입을 수 있는 것은 6만∼15만원으로 서울시가 정한 최고한도액 6만원을 넘고 있다. 화장은 시가 정한 최고한도액(2만1천원)을 대부분 지키는 편이나 4만5천원까지다.
사진의 경우 시는 1판에 2만1천원으로 규정하고 있고 예식장협회는 3만까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판수제한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VTR도 촬영요금기준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다.
이같은 식장부대시설은 품질이 좋지 않거나 시중보다 가격이 비싼 경우가 왕왕 있어 또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권영복씨(27·서울동대문구면목2동)는 『비디오 촬영을 예식장측에 의뢰했는데 막상 찾고 보니 사람 얼굴을 알아 볼수 없을 정도로 화면상태가 나빴다』고 말했다. 결국 권씨는 소비자단체에 고발, 7만원을 환불받았다.
예식장측의 강요로 드레스를 예약했다가 소비자 고발을 통해 이를 취소시킨 박소영씨(25·서울강남구삼성동)는 『시중 드레스점보다 예식장이 50∼1백% 비싸 놀랐다』고 했다.
VTR를 본인이 가져갔던 홍기정씨(30·서울성동구중곡동)는 『5천원이면 족한 트랜스 사용료를 예식장측은 1만5천원이나 요구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만성화돼 있는 예식장의 부대시설 이용 강요가 빨리 시정돼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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