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연속 증인 불출석, EG 노사 갈등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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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57) EG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소환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재판에 두 차례 연속 출석하지 않았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부장 최창영)는 박관천 경정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7차 공판에서 “지난주 박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 측 변호인에 따르면 박 회장은 EG계열사인 EG테크와의 노사 갈등 등 회사 사정을 이유로 출석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기일(5월 22일)엔 아무런 소명 없이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박지만 증인을 한 번 더 소환해보고 다시 불출석하면 과태료를 물린 뒤 구인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EG테크 양우권 전 노조위원장은 부당해고ㆍ복직 문제로 사측과 갈등을 빚다 지난달 목숨을 끊었다. 이 때문에 이 회사 노조원은 한 달 가까이 본사 앞에서 농성 중이며 박 회장의 증인 출석 예정일엔 법원 앞에서 집회를 벌인다.

지난 3일엔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박 회장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 사무실을 점거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조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재판에 출석할 경우 신변 위협 등 안전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재판부에서도 출석 연기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박 회장을 다시 증인으로 소환키로 했다. 박 회장은 청와대 문건을 건네받은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재판 초반부터 증인으로 신청됐다. 조 전 비서관 측과 검찰은 연이은 불출석에도 “박 회장의 증인 신청을 유지한다”고 재판부에 밝혔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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