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유혈충돌 완화|간디장례식 엄수 모두 천백명 사망|<뉴델리=최철주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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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간디」전수상의 암살사건이후 불어닥친 보복살인극으로5일동안 인도전역에서는 1천1백여명이 사망하고 2천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같은 폭력사태는 3일의 장례식이후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
힌두교도들의 시크교도에대한보복 공격·학살로 얼룩졌던 수도 뉴델리시가는 5일 아침부터 일반 차량과 시민의 통행이 재개됐고 일반상점도 다시 문을 열어 손님을 맞고있다.
경찰은 또 지난달31일이후 격렬한 폭동사태가 일어났던뉴델리 이외의 지역에서도전반적으로 질서가 회복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지브·간디」신임수상은 힌두교도들의 폭동사태가 점차 누그러지는것과 때를 같이하여 이번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가바이」뉴델리시치안책임자를 해임하고 「왈리」전내무차관을 후임에 임명했다.
「왈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1일이후 반시크교 폭동으로 인한 사망자가 뉴델리시에서만 4백58명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59명은 힌두교도들로서 반항하는 시크교도들에게 살해당한자들도 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이 약탈과 방화를 저지키위해 1백2회에걸쳐 발포, 폭도 17명을 사살했으며 1만여명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곳곳에 시체 널려>
뉴델리시 븍폭과 서쪽지역에서는 주말에도 여전히 방화·살인등 폭동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
시내 곳곳에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4일 상오10시 가자는 택시를 전세내어 뉴델리시에서북폭으로 20여km 떨어진 만골푸리지역을 돌아보았다. 2차선도로가 사람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곳곳에 시크교도들이 피를흘리며 숨져 있었다.
난동이 가장 심각한 곳이 만골푸리.
3일 고 「간디」수상의 국장이 치러지면서 통행금지가 완화된 틈을타 사람들이 여기저기 몰려가 폭동을 일으켰다.
개천에 버려진 시체들도 많았다.
개천변에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보면 어김없이 시체가 나타났다.
4일 새벽 개천에 불타버려진 시체는 25구에 이른다고 한다.
한 시크교사원앞에 차를 세웠다.
사원안에는 피가 법벅이된채 머리를 동여맨 사람, 절룩거리며 동료의 부측을 받아 걷는사람, 거적을 깔고 누워있는 사람등 각양각색의 시크교도가 몰려있다.
올드 델리역은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시크교가족들로붐볐고 역앞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져있다.
일부 시크교도들은 신분을감추기위해 터번을 벗어버리고 수염까지 깎았다.
그러나 수십년간 길러온 수염을 깎은 자리가 너무나도역력히 나타나 결국은 붙잡혀 몰매를 맞아 죽는경우도허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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