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열차사망자 1천명육박|열차습격 시크교도만 살해. "흡사 지옥"…거리마다 시체|뉴델리에서 최철주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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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인디라·간디」수상의 암살에 뒤이은 힌두교도들의 시크교도에대한 대규모 유혈보복사태와 방화·약달행위가 사흘째 계속돼 수도 뉴델리를 비롯한 인도전역은 광란의 도가니로 변했다.

<산채로 불태우기도>
군법력의 투입과 폭도들에대한 사살령, 80개이상의 도시에 대한 야간통행금지 실시에도 불구하고 폭도로 변한 성난 힌두교도들의 보복극과 군의 발포로 3일 현재 1천명 가까이 사망하고수천명이 부상했다고 이곳보도들이 전했다.
『뉴델리가 불타고 있다』『인도는 증오와 분노의 불길에 싸여있다』『이것은 한시대의 종말이다』-.
인도언론들은 폭동이 난무하는 현재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마을서 94명몰사>
수백명의 힌두교도들은 뉴델리로 들어오는 열차들을 습격, 시크교도 승객을 포위하고 무차별 살해했으며 이들일부는 산채로 불에 태워지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힌두교도들은 또 시크교도 3백명이 피신하고 있는 뉴델리 시내의 한 시크교사원을 급습, 부근 마을에서 94명이 숨지기도 했다.
뉴델리동부의 한지역에서는 반쯤 타다만 시체들이 악취를 풍겼다. <관계기사4면>
이를 본 한 힌두교 노인은 『지옥이 눈앞에 벌어진것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30대쯤 되어보이는 한 힌두교남자는 『여기서 시크교도 40명을 처형했다』면서 기자에게 사진을 찍지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힌두교도들은 불타는 시크교도들의 시체옆을 아무렇지도않다는듯이 지나다녔으나 10세쯤 되어보이는 한 힌두교 소년은 시크교도인 여자친구의시체를 슬프게 바라보고 있었다.

<시크교도들도 반격>
한편 계속 힌두교도들의 보복을 당하기만 하고있던 시크교도들도 무장, 뉴델리인근 하우즈카스에서는 힌두교도 20명이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시크교도들에의해 사살되기도했다.
펀잡주경찰은 뉴델리를 비롯, 인도 전역을 휠쓸고 있는 시크교도 학살사태에 관한소식이 펀잡주 시크교도들에게 전해질 것을 우려, 모든 외부신문의 유입을 차단했다.

<신문검열… 백지발행>
또 펀잡주에서 발행되는 신문에 대해서도 엄격한 검열이 실시돼 대부분의 신문이1면을 공백으로 발행하고 있다.
「라지브·간디」신임 수상은 폭력사태가 급속도로 가열되자 방송을 통해 『국가를 전복하려는 무리들에게 그들의 목표를 달성할 구실을 만들어 줄뿐인 이같은 폭력사태가 더이상 계속된다면 정부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12일에 걸친 국장기간동안 대부분의 상점이나 시장이 계속 문을 닫고있기 때문에 생필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졌다. <최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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