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 "지금은 투자가 필요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1백일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부터 국정의 중심을 경제안정, 그 중에서도 서민생활의 안정에 두고 모든 노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盧대통령은 "하루 속히 국정시스템 구축 작업을 마무리해 적어도 취임 6개월부터는 국민 여러분과 약속한 사항들을 가시적으로 진전시켜 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 盧대통령은 특히 "서민생활의 가장 큰 적인 부동산 가격 폭등이야말로 기필코 잡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 문화가 바뀌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뒤로 물러선 채 권한만 행사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으며 대통령도 중요한 국정 현안에는 발벗고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위기 해법과 관련, 盧대통령은 "투자야말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면서 물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좋은 방법"이라며 "투자여력을 지닌 대기업이 투자를 해줘야 중소기업의 가동력도 올라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기명(李基明) 전 후원회장의 용인 땅 매매 의혹에 대해 盧대통령은 "그 땅의 복지시설 사업 인허가권은 한나라당 소속인 용인시장과 경기지사가 갖고 있어 한나라당 단체장들이 법과 원칙대로 하면 될 일"이라며 "나와 가깝든 아니든 객관적인 의혹이 있는지를 판단해야지, 막연히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를 해서 어떻게 하느냐"고 야당.언론에 불만을 토로했다.

盧대통령은 그러나 추후 "의혹이 있으면 밝히고 위법이 있으면 처벌을 받겠다"며 "이기명씨든 건평씨든 (당사자들도) 위법이 있으면 조사해서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보유 가능성에 대해 "아직 한국 정보기관은 이를 단정적으로 말할 만한 확실한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며 "지금처럼 협상이 진행되는 시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단정적 표현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상대"라고도 했다.

대언론 관계에 대해 盧대통령은 "원칙적인 관계를 계속 가져가겠다"며 "기사에 대해 대응할 것은 대응해 나가되 결코 감정적으로 하지 않겠으며 다른 수단도 동원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 경질을 포함한 야당측의 개각 요구에 대해 盧대통령은 "과거 정권의 잦은 개각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개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