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입맛 못맞춰 日사케 소비 확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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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기모노와 함께 일본 특유의 대표 상품으로 알려진 일본의 전통술 청주(淸酒.사케)가 일본 젊은이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 이국적인 수입품으로 각광을 받아온 일본 청주가 정작 본산지인 일본 현지에서는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일본에서의 맥주와 포도주 소비량은 최근 10년 새 두 배로 증가한 반면, 청주 소비량은 1989년부터 2001년까지 12년간 30%나 줄었다.

청주 양조업체수도 55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같이 청주 소비량이 줄어든 것은 청주가 일본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청주 양조업자는 "젊은이들은 처음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 싸구려 청주를 먹는 게 보통이어서 젊은이들은 청주라고 하면 거칠고 냄새나는 술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다가 경찰이 일본 전역에서 음주 단속을 하면서 일본 청주에 X자를 그은 캠페인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일본 경찰이 청주의 부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청주의 명성을 회복해 일본 젊은 층들에게 싸구려 청주가 아닌 제대로 된 고급 청주를 맛보게 하는 게 일본의 보수적인 청주 제조업자들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NYT는 전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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