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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까 지배체제에 원로들 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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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나까소네」(중증근강홍)재선이라는 외길을 일사천리로 달리던 일본집권 자민당 총재선거는 파벌간 합의에 의한 단일후보 확정과정에서 일부 야당의 지원까지 받은 당내 「다나까」(전중각영) -「나까소네」체제 반대세력의 쿠데타 계획이 표면화돼 한때 한치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파란을 겪었다
「나까소네」재선원칙을 확인하고 절차문제를 협의할 예정이었던 27일의 당집행부및 각파별대표등 실력자회의는「후꾸다」(복전규부), 「스즈끼」(영목선행) 전수상, 「고오모또」 (하본민부) 경제기획청장관, 「니까이도」(이계당진) 당부총재등의 「나까소네」 정권에 대한 집중공격으로 후보추천에 대한 얘기도 꺼내지 못한채 성과없이 끝났다.
28일 속개된 회의는 하오2시부터 저녁8시30분까지 끌었으며 결국 「나까소네」 단일후보에 의한 재선원칙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났으나 협의도중에「스즈끼」「후꾸다」「고오모또」3파영수가「다나까」 파의 「니까이도」 부총재를 총재후보로 추천, 「다나까」 지배체제에 대한 쿠데타를 시도함으로써 진통을 겪었다.
추대받은 「니까이도」부총재는 파벌내 실력자들의 반대로 스스로 후보를 사퇴, 사태가 수습되긴 했으나 「다나까」파의 제2인자까지 끌어들인 쿠데타음모는「다나까」파의 내부분열, 「다나까」전수상의 지배력감퇴, 「나까소네」정권에 대한 역풍의 가속등 앞으로의 정국에 심상치 않은 파문을 던질것으로 보인다.
불발로 끝난 이번 자민당내 쿠테타계획의 정확한 전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있으나 꽤 뿌리가 깊은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스즈끼」 「후꾸다」두 전임수상이 주동이 되어 「고오모또」 파까지 가담한 3파연합세력을 구성, 「다나까」파의「니까이도」부총재를 총재로 옹립함으로써「다나까」전수상의 지배력을 배제하고「나까소네」수상의 재선을 저지하는 한편 중도야당인 공명·민사양당과 연립정권을 수립한다는 시나리오였다는 얘기다.
이계획은 이미 9월21일부터「스즈끼」 「후꾸다」두 원로에 의해 은밀히 추진돼왔으며 야당측의 동의도 얻고있었다.
엇핏보면 그럴듯한 이계획이 불발로 끝난 원인은 동기가 개인감정에서 시작됐고, 명분이 뚜렷하지 못한데다 주동세력들의 상호불신,「다나까」파의 반발에 대한 우려등으로 조직적행동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등이 지적되고있다.
우선「스즈끼」전 수상이나 「후꾸다」 전수상이「나까소네」재선저지 계획을 추진한 배경에는 개인적인 감정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두사람이 모두 이른바 보수본류 (길전무의 계보를 잇는 정통파, 영목파, 전중파, 복전파) 인데도 총재 1기재임에 그쳤는데 방류인「나까소네」수상이 2기를 연임하는데 대한 불쾌감이 감정의 저변에 깔러 있는데다 특히「후꾸다」전수상은 72년「다나까」「후꾸다」 대결때 같은 군마출신인「나까소네」가「다나까」를 지원, 자신을 패배시킨 원한을 잊지않고 있다는것.
「니까이도」부총재도 작년 12월 총선후 요직개편 및 조각때 「나까소네」 수상이 「다나까」 파의 제2인자인 자신을 제쳐놓고 「다나까」 전수상과 직접인사문제를 처리, 불쾌한 감정을 갖고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이 27일과 28일의 당내 실력자 회의에서 내세운「나까소네」비판의 명분은 「다나까」파에 편중된 당운영 문제였다.
그러나 반「나까소네」세력은 형사피고인이며 비당창인「다나까」전수상의 지배에대해 비판하면서 같은 록히드사건의 피의자였으며「다나까」전수상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라는「니까이도」부총재를 옹립함으로써 애써 내세운 명분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됐다.
이때문에 「후꾸다」파나「스즈끼」파 내부에서는「니까이도」옹립론에 반대가 많았으며 다른 파벌의 음모에 이용당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강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스즈끼」전수상은 26일「다나까」전수상을 방문, 회담하는 자리에서「니까이도」옹립계획을 설명하고 동의를 요청했다가 한마디로 거절당하고 오히려「나까소네」재선에 승복한것으로 알러졌다.
이처럼 명분없이 태도를 번복함으로써 반「다나까-나까소네」쿠데타계획은 소외당한 당원노들의 점잖치못한 감정풀이정도로 국민의 눈에 비치고있으며 파벌정치·밀실정치의 추한 단면을 드러낸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파동은 뿌리가 깊다는 점에서 일과성에 그치지 않고 길게 꼬리를 끌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우선 철벽같은 단결을 과시하는「다나까」파에 내부분열의 소짐이 보이고있다는점이다.
「니까이도」부총재는 당실력자회의에서 「다나까-나까소네」체제에 노골적 비판을 가했을뿐 아니라 27일 아침「다나까」수상을 직접 찾아가 자신의 총재추천을 반대한데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나는 나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도「나까소네」수상의 2기연임엔 아무런 변동이 없게됐다.
다만「나까소네」의 재선은「나까소네」자신의 지도력보다는 일본정치의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협상」과「조점」그리고 아직은「나까소네」를 꺾을 힘이 없다는 반「나까소네」파의 인식등에 힘입어 이루어진 상황이 「나까소네」에겐 큰부담으로 남아있다.
따라서 총재2기를 맞는「나까소네」로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파벌간의 균형을 꾀해야한다는 또하나의 숙제를 걸머지게 된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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