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정치 재개 생각, 곰팡이처럼 피어나지만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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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치를 다시 할까하는 생각이) 가끔 곰팡이처럼 피어나지만 산생활로 정화시키고 닦아내고 있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전남 강진의 흙집에서 칩거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사진) 전 상임고문이 지난달 31일 측근들에게 한 얘기다.

 그는 이날 정치권 지인의 빙모상 빈소가 차려진 광주의 한 장례식장을 찾았다. 문상객들과의 대화 말미에 손 전 고문은 “언론이나 주위 사람들이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나보고 정치를 다시 하라고 하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정치를 다시 할까하는 마음이) 곰팡이처럼 피어오를 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어렵다고 해서 내가 정치를 다시 한다면 더 큰 정치불신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손 전 고문의 핵심 측근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정치를 한다고 하면 안 그래도 실추된 정치의 신뢰가 또 얼마나 실추되겠느냐는 의미”라며 “정계 은퇴를 번복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저를 가까이서 도와준 사람이나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항상 죄스럽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은퇴를 번복할 뜻이 없다는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5월 13~14일 리얼미터가 호남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 지지도’에서 손 전 고문은 22.4%를 기록해 박원순 서울시장(20.5%)·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19.4%)·안철수 의원(18.6%) 에 앞섰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JTBC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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