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주름, 슬픔 어린 눈과 눈동자, 세월의 더께가 깊이 얹혀진 얼굴은 전쟁의 상흔이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며 그 고통으로부터 구원될 수도 없다고 호소하는 듯하다. 앞으로도 오래 우리는 전쟁을 더 견뎌내야 한다고 체념의 메시지를 던진다.
그 지독한 20세기의 비극도 히틀러에게 거둔 승리, 파시즘으로부터 해방이 가져다 주는 기쁨에 자리를 내줬다. 2차대전은 승리자든 패배자든 모두로부터 수 백만 생명을 앗아갔다.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남은 자들은 그래도 새 세상을 건설하는 데 나서야 했다.
진주만 기습과 레닌그라드 방어전. 두 단어는 전쟁 뒤 사람들이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체제로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여정에서 나침반이 됐다. 신세계의 과제는 인간을 홀로코스트에서 히로시마, 나가사키와 같은 죽음의 향연에서 멀리 떨어져 있게 하는 것이었다.
올해는 2차대전 종전 70주년이 되는 해. 그러나 인간은 그 오래지도 않은 비극의 역사를 벌써 잊었다. 우리는 전쟁에서 죽은 자를 기억하고 남은 자를 위로해야 한다. Russia포커스는 독자들이 우리와 함께 70년 전은 어땠는지 회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엘레나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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