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June] 한국전쟁도 막지 못했던 ‘강릉단오제’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23일 남대천 … 신주 빚기, 창포 머리감기 등 다채

강릉단오제의 하이라이트인 영신행차 장면. [사진 강릉단오제 위원회]

강원도 강릉에서는 단오는 큰 명절이나 다름없다. 일제강점기에도 단오제는 열렸고, 한국전쟁 와중에도 맥을이어 온 것도 조상들이 음력 5월 5일 전후로 연 단오제를 큰 명절로 여긴 때문이다.
 
사실 일제강점기 때 전통문화는 낡은 것, 버릴 것으로 치부돼 많이 사라졌었다. 단오제도 많은 지역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이런 어려운 때도 강릉만은 달랐다. 어르신들과 무녀들은 감시의 눈을 피해 강릉 중앙시장이나 남대천변 등지에서 소규모로나마 단오제를 지냈다. 이런 노력덕분에 단오제는 그 옛날 그대로, 원형이 보존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등록된 것도 우리 민족 전통 민속축제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2005년 11월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인류 구전 및 무형 유산 걸작으로 등재되어 전 세계의 인류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 되기도 했다.
 
음력 5월 5일 단오는 연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고 한다. 수릿날·천중절(天中節)·중오절(重五節)·단양절(端陽節) 등으로 불렸다. 수리는 신성한 날, 최고의 날 등 신성과 관련 있는 의미심장한 날이다. 민간에서는 농작물의 생장이 왕성해지는 시기를 앞두고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세시로서 24절기 중에 손꼽히는 중요한 날이다.

올해도 강릉단오제 본 행사는 음력 5월 5일(6월 20일)전후인 6월 16일부터 23일까지 남대천 단오장, 노암동 행사장 등지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국사성황제, 봉안제, 연신제 등이 열리고, 하이라이트인 영신행차는 18일 벌어진다. 창포 머리 감기, 신주 마시기, 수리취떡 만들기, 단오부채 그리기, 관노탈 그리기, 캐릭터 탁본하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총 10개 분야 69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033-641-1593(강릉단오제위원회)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