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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새 성장동력은 ‘사람’ … 신동빈 “가장 중요한 자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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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오른쪽)이 강석윤 롯데 노동조합협의회 의장 겸롯데월드 노동조합위원장(가운데), 롯데월드 박동기 대표에게 노사헌장패를 전달했다. [사진 롯데그룹]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 갈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았다. 신사업이나 해외 진출이 아니라 바로 그룹내 임직원들이다. 롯데 전계열사 임직원의 복지를 끌어올리고 노사 협력 관계를 더욱 탄탄히 다지는게 새로운 도약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에서다.

 신 회장은 21일 분배와 복지를 통한 ‘노사 관계 혁신’을 선언했다. 그는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나선 2004년 이후 9조원을 쏟아부은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을 연 매출 80조원대로 키웠다. 그런데 이제는 조직 내부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잠실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 ‘롯데 가족경영·상생경영 및 창조적 노사문화 선포식’에는 강석윤 롯데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롯데그룹 모든 계열사의 노동조합위원장과 근로자 대표가 함께 했다. 롯데 임직원 뿐 아니라 노동계 주요 인사가 다 모였다. 개별 회사가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노사가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영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등이다. 김영주 국회 환노위원장이 “경총·노총 대표에 노동부 장관까지 오셨으니 행사 후 바로 노·사·정 협의를 하시면 되겠다”고 할 정도였다.

 롯데그룹 노사는 이날 “직원 행복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만들고 사회에 공헌하는 ‘창조적 노사문화’를 만들겠다”고 공동 선포했다. ‘분배’와 ‘고용 조건’, ‘복지’를 향상시키면 직원이 만족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가 실현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신 회장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노사 간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창조적 에너지를 한데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연 매출 30조원이었던 그룹이 80조원대로 급성장하면서 신 회장이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고심해 왔다”며 “오너 뿐 아니라 그룹 구성원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가족 경영, 상생 경영 모델이 결론이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롯데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라며 “우리 직원을 가족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노사가 상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이라는 청사진을 2009년 발표한지 6년만에 나온 새로운 비전이 ‘창조적 노사 관계’가 된 이유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지난해 11월 롯데그룹 직원 2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만든 새로운 ‘라이프사이클 복지제도’도 발표했다. 결혼과 출산, 자녀 결혼과 은퇴 같은 삶의 주기에 맞춘 복지제도다. 예를 들어 어린 자녀가 있는 임직원을 위해 7개의 어린이집을 추가로 만들고,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개인 자산 분석과 투자 설계를 돕는 ‘롯데패밀리 재무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전 계열사의 임직원 할인 혜택을 하나로 담은 ‘롯데 패밀리 W 카드’를 출시해 모든 임직원에게 보급한다.

 롯데그룹 노사는 계열사마다 노사합동조직인 ‘창조 드림팀’을 만들어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노사가 함께 하는 봉사 조직도 새로 출범한다.

강석윤 롯데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노사과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만들어 낸 창조적 노사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 상생하겠다”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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