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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명 중 넷'이 타인종…지역 축제로 자리잡았다

미주중앙

입력

16일 어바인 한국문화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태권도 시범단 `엑스플로어(Xplore, 단장 석진유)의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한 단원이 도약한 상태에서 돌려차기 격파 시범을 보이고 있다.

타인종들 친숙해질 수 있게
적절한 프로그램 안배 주효

한복 체험 등 전통놀이 관심
윷가락 던지며 함께 게임도

비빔밥 예상밖 타인종 인기
400인분 모자라 다시 준비

'어바인 한인만이 아닌 주민을 위한 축제.'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어바인 한국문화축제가 명실상부한 지역 주민들의 축제로 자리잡았다. 지난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축제가 열린 어바인 시청 앞 광장은 1만 명이 넘는 주민이 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어바인 경찰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 방문객 수는 7000여 명이었다.

OC한인문화재단 산하 축제준비위원회 다이앤 김 위원장은 18일 "어바인 경찰국이 잠정집계한 결과, 축제를 찾아온 주민 수가 1만 명은 충분히 넘는다고 했다"라며 "더 고무적인 사실은 타인종이 30%~40%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문화를 처음 접하는 타인종도 쉽게 친숙해질 수 있도록 공연, 전시,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음식 부스 구성에 신경을 쓴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며 "한국문화축제가 어바인의 대표적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축제장을 찾은 타인종들은 LA한국문화원의 한지공예 시연, 어바인 한인학부모회의 한복 입어보기 체험, 윷놀이, 투호 등 전통놀이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어바인 상록회가 마련한 윷놀이 코너에 몰려온 타인종 아동들은 즉석에서 규칙을 배운 뒤 윷가락을 던지며 즐거워했다.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았다는 신시아 이사(Issa·여)는 "올해 두 번째 축제구경을 왔다"면서 "아이들이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매우 재미있어 하고 다양한 코너들이 마련돼 어른들도 함께 즐기기 좋다"고 평했다.

타인종들은 시청 로비에 마련된 한국의 민화, 수묵화, 자개공예, 수석, 모빌 등의 전시회도 두루 둘러봤다.

무대에도 많은 타인종이 몰려와 한국 전통무용,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등을 즐겼다. 특히 초코파이 먹기 대회, K-POP 댄스경합, 아카펠라 그룹 '포티포비(Forty4B)', '코코 애비뉴(Coco Avenue)', OC 출신으로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한 메건 리의 무대는 타인종 청소년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축제장을 찾은 타인종들은 한식을 즐기는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총 55개의 부스 중 식품 부스는 10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비빔밥 유랑단, 한식당 '아리랑' 등 한인업체에게 할애됐다. 비빔밥 유랑단은 CJ 제일제당 후원으로 올해 처음 마련한 푸드트럭을 앞세워 비빔밥 홍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병환 5기 비빔밥 유랑단 단장은 "비빔밥을 찾는 타인종이 예상보다 많았다. 준비했던 400인분 재료가 다 떨어져 중간에 급히 재료를 구입해올 정도로 비빔밥을 많이 팔았다"며 뿌듯해 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베트남계 대학생 레이철 우엔은 "곳곳에 재미있는 코너가 많이 있고 한식도 맛있었다"며 "내년에도 축제 구경을 하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임상환 기자

비빔밥 유랑단의 푸드 트럭(왼쪽부터)과 `아리랑`을 비롯한 한식 부스 앞에 줄을 선 타인종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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