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대표팀, 캐나다 월드컵 출정식에서 눈물 바람

중앙일보

입력

"(여)민지 몫까지 뛰겠다."

2015 캐나다 월드컵에 나가는 여자축구 대표팀이 출정식에서 눈물을 쏟았다.

대표팀은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윤덕여 감독을 비롯해 주장 조소현 등 선수 22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 명이 빠져있었다. 공격수 여민지(22)가 이날 출정식에 앞서 왼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8주 진단을 받아 함께 참석하지 못했다.

에이스 지소연(24)은 이날 출정식을 마치고 여민지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흘렸다. 지소연은 "민지가 다쳐서 많이 아쉽다. 아침에 인사했는데 많이 울더라. 함께 못해서 미안하다"며 "민지 몫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월드컵에서 잘해야 민지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민지를 위해 모든 선수들이 골 세레머니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윤덕여 대표팀 감독도 "민지가 이번에 많은 훈련을 통해 부진을 털어내고 발돋움하려는게 보였지만 아쉽다. 정말 자식잃은 부모 심정이다"라며 아쉬워했다.

미드필더 전가을(27)은 그간 한국 축구 변방에 있었던 여자축구에 대한 설움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한국 여자 축구 선수로서 산다는 게 그동안 외로웠다"며 울먹였다. 이어 "그동안 노력을 했기 때문에 이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오늘 흘린 눈물이 헛되지 않게 감동적인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여자축구 대표팀은 2003년 미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한다.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로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윤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여자축구 인기를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0일 오전 10시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해 최종훈련에 돌입한다. 오는 31일 미국 대표팀과 평가전, 6월 4일에는 스카이블루 FC와 최종평가전을 치른다. 이후 6월 10일 오전 8시 2015 캐나다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 브라질과 경기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