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마디] "연기 자체가 모르핀(강력한 진통제)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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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자체가 모르핀(강력한 진통제)이다."

영화 '악의 연대기'(5월 14일 개봉, 백운학 감독)에서 거대한 음모의 덫에 걸린 엘리트 경찰 최 반장 역을 열연한 배우 손현주(50)의 말이다.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 영화 '숨바꼭질' 등을 통해 '스릴러의 제왕'으로 거듭난 그는 거친 액션신을 마다하지 않는다. '악의 연대기'의 골목 추격신을 찍을 때는 몰입해서 뛰다가 카메라 헤드부분과 부딪혀 쓰러진,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사실 그는 왼쪽 무릎이 성치 않다. 2006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이란 드라마를 찍다가 왼쪽 무릎의 슬개골이 부서지고, 전후방 십자인대가 모두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전방 십자인대는 재건술을 받았지만, 후방 십자인대는 강직에 대한 우려 때문에 수술을 받지 않아 지금도 끊어져 있는 상태다. 사실 그런 상태로 격하게 뛰고 구르는 액션신을 찍는 건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그는 "촬영할 때는 내가 무릎이 성치 않다는 사실을 잊고서 몰입하게 된다. 물론 찍고 나면 무릎이 아프다. 하지만 (액션신 촬영이) 닥치면 또 하게 된다. 연기 자체가 모르핀이다"라고 했다.

촬영 중 부상당한 경험이 있어 몸에 무리가 따른다는 걸 알면서도 액션신을 마다하지 않는 배우가 어디 손현주 뿐이겠는가. 그들의 뜨거운 연기혼 덕분에 대역 배우가 전달할 수 없는, 생생한 느낌의 연기를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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