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경기단체 집행부개편, 체질개선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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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부경기단체가 집행부를 쇄신, 조직과 기능의 강화를 단행할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이것은 86아시안게임과88울림픽에 대비, 우수선수의 발굴과 양성의 모체인 경기단체의 역량을 높이는게 매우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며 이번 LA올림픽에서의 성과를 통해 현저한 취약성을 드러낸 일부종목단체가 대상이 되고있다.
체육부의 한 고위간부는 『경기력향상이라는 측면에서 LA올림픽의 결과는 일부 경기단체에 대해 능력의 한계를 분명히 밝혔으며 86·88양대회를 앞두고 이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대한체육회의 한 임원도 『오는 10월중순 전국체전이 끝나면 일부단체가 조직개편에 착수한다는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다』고 말하고 재정적 능력에다 사업추진력과 열성이 높은 인사가 새로 경기단체회장으로 영입되는등 재정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LA올림픽에 즈음하여 일부 경기단체는 전혀 현실에 맞지 않고 근거없는 해외정보를 대한체육회에 보고, 큰 차질을 빚기도 했다.
또 어떤 경기단체회장은 올림픽이 끝난 후 『한국은 이 종목에서 앞으로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나친 패배의식을 나타내 체육회 관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체육회의 한 임원은 『LA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 종목의 경기단체는 한결같이 과감한 투자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보답을 찾은 것이며 결코 불로소득이 아니었다』고 지적하고 『선수강화나 경기력향상은 외면하고 안일무사에 빠진 의욕이 없는 경기단체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쇄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체육계에선 특히 체조와 사격종목이 대표적인 문제단체로 꼽히고 있다. 두종목 모두 한국으로서는 정책적으로 육성해볼 만한 유망종목. 체조는 금메달 20개, 사격은 금메달11개가 걸려있는 메달밭이기도 하다.
체조는 일본과 중공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음에도 불구, 체격과 체질조건이 비슷한 한국만은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체조계 지도자들이 경기력 향상보다 파벌싸움과 헤게머니 쟁탈에만 혈안이 돼있는 한심한 폐습때문이다. 여기에 체조협회는 현재까지회장단과 이사진 주류간에 알력과 반목이 지속되고 있어 우수선수의 양성등 성과는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사격연맹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때마다 항상 파격적으로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했지만 기대와 공약이하의 부진을 거듭, 오랜 안일과 타성을 과감히 수술해야 된다는 것이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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