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보기에 "서양 사람들은 이상해" 뭔지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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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 기간 없이 곧바로 외출, 수도꼭지에서 물을 틀어 식수로 바로 마시기, 음료수 컵에 어김없이 담겨 나오는 얼음. 서양인들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중국인 눈에는 이상한 것들이다.

9일 월스트리트의 경제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마켓 와치에서는 '중국인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여겨지는 서양인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는 산후조리 풍습이다.

영국의 여류 소설가 펄 벅의『대지』에는 "중국 산모들은 아기를 낳은 뒤 바로 일하러 돌아가지 않는다"는 구절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에선 한 달 이상의 산후 조리 기간이 있는데 이것을 '위에즈(月子)'라고 부른다. 마켓와치는 "영국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아기를 낳자마자 총알처럼 빨리 돌아가는 모습이 중국인들이 보기에는 이상하게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은 산후조리 기간 동안 물이 닿지 않게 하도록 조심한다. 일부는 이 기간에 머리 감는 것도 피할 정도로 '위에즈'를 중시한다. 마켓와치는 "이런 위에즈 풍습은 향후 중국서 산후조리원 수요가 급증하게 될 이유가 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 산후조리센터의 매출은 30억 위안(5300억원)에 달했다. 또 중국 산모의 10%는 위에즈 기간에 보모를 고용한다는 통계도 있다.

'얼음' 없이 못 사는 서양인들의 모습이 중국인들에게는 신기할 뿐이다. 중국인들은 1년 내내 미지근하거나 끓인 물을 마신다. 찬 물이 소화기를 해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맥주도 미지근하게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는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이 보편화되면서 그나마 얼음을 접하는 기회가 늘어났다. 마켓와치는 "현재 얼음 기계 보급이 부족한 중국에서 패스트푸드점이 깊숙이 파고들게 되면 얼음 기계 시장이 새로운 시장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서양인들은 선탠을 즐기지만 이 역시 중국인들에게는 생소하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를 선호하는 중국 여행객들이 여름에 미국 여행을 하면서 가장 큰 불만은 '왜 파라솔이 곳곳에 없느냐'는 것이다. 햇볕을 피하기 위한 파라솔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드는 국가가 중국이라고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

'수돗물 그냥 마시기' 역시 중국인들에게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2012년 상하이의 수돗물에서 유해한 성분이 검출되면서 '생수 대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깨끗한 마실 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생수시장은 중국서 가장 크게 성장할 유망 분야로 꼽힌다. 농푸산췐(農夫山泉)등 중국 토종 브랜드를 비롯해 이탈리아의 '산 베네데토' SPA, 프랑스의 생수 브랜드 에비앙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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