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강·추(강정호·추신수)’가 있다면 일본엔 ‘환·호(오승환·이대호)’가 있다. 동갑내기 오승환(한신 타이거스)과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이상 33)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대호는 8일 라쿠텐전에서 4회 말 케니 레이로부터 솔로포(시즌 8호)를 때려 한·일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두 나라에서 홈런을 친 한국인 타자로는 이승엽(39·삼성·556개) 다음가는 기록이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입단해 11시즌 동안 225홈런을 쳤고, 일본에서 지난 4년간 75홈런을 날렸다.
이대호는 시즌 개막 후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이 0.109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홈런은 단 1개에 그쳤다. 스윙이 커졌고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탓이었다. 이대호는 “야구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못 친 적이 없었다”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시즌 첫 멀티히트(3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후 감을 찾았다. 8일 경기에서도 4타수 2안타(1홈런)를 기록하며 5-3 승리를 이끌었다.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그의 시즌 타율은 0.274까지 올랐다.
한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새 구종(포크볼·커브)을 추가해 더 강해졌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15이닝을 던져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퍼시픽리그 세이브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한 번뿐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10세이브 달성까지 18경기가 걸렸지만 올해 페이스는 4경기 더 빠르다.
지난해 일본에 진출한 오승환은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리그 구원왕(39세이브)에 올랐다. 올해는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주무기인 ‘돌직구’의 위력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