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NLL인근 조준사격" 위협 vs 남 "뼈저리게 후회할 것" 서해 긴장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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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6·15공동선언 15주년 행사를 공동으로 진행키로 합의한 가운데 북한은 8일 우리 해군 고속정이 하루 2~3차례 자신들의 영해를 침범했다며 "백령도 주변 서해 열점수역에서 해상분계선을 침범할 경우 예고 없이 직접 조준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서남전선군사령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비상특별경고'에서 "지금 이 시각부터 첨예한 서해 열점수역에서 아군 해상분계선을 침범하는 괴뢰 해군함정들에 대해 예고 없는 직접 조준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남전선군사령부는 이번 경고가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은 수시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곤 하지만 우리 해군 함정들은 한 차례도 NLL을 넘지 않았다"며 "북측의 주장은 억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날 주장한 해상분계선은 NLL이 아닌 2007년 12일 일방적으로 자신들이 주장한 서해 경비선인 것으로 추정된다.

서남전선군사령부는 "5월1일부터 7일까지 매일 2∼3차에 걸쳐 17척의 괴뢰 해군 쾌속정(고속정)들이 우리(북)측 영해 깊이 침범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며 "이에 앞서 4월26일에도 여러 차에 걸쳐 5척의 괴뢰해군 쾌속정들이 영해를 침범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해상 침범의 구실은 제3국 어선단속이었으며 숨은 속내는 불법 무법의 '북방한계선'(NLL) 고수였다"라며 "우리(북)의 자위적인 직접조준타격에 도전해 나서는 경우 보다 강력한 2차, 3차, 그 이상의 연속적인 대응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우리측 함정의 정상적인 작전활동을 빌미로 '예고없는 직접조준타격', '강력하고 연속적인 대응타격' 등을 운운하며 위협한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서해 NLL일대에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것은 우리측이 아니라 귀측(북)이며, 사실관계를 왜곡한 위협성 언동으로 남북한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전 언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며 "만약 귀측이 우리측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을 자행할 경우,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단호하게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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