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명 ENS 사장, 직원들과 금강산서 '마라톤 망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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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명(57.사진) ENS사장은 올해 직원들과의 망년회를 금강산에서 했다. 23~25일 직원 100여명과 함께 '금강산 통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망년모임도 했다.

ENS는 신발 프로월드컵과 등산의류 노스랜드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정 사장은 "직원들에게도 북한 땅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 금강산에서 송년회를 열었다"며 "개인적으로 북한 지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세 번째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처럼 금강산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두 번 참가했고 11월에는 평양마라톤에서 하프 코스를 뛰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평양 시내를 뛸 때 가슴이 뭉클했다"며 "쉽게 달릴 수 없는 북한 땅을 달릴 때는 마라톤이 단순한 달리기가 아니라 남과 북을 잇는 가교역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북한 지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ENS의 사업과도 관련이 있다.

평양의 샛별총회사가 ENS의 의류를 5년째 만들고 있다. 남쪽에서 원단 등 재료를 보내고 샛별총회사에서 옷을 만들어 다시 남쪽에 보내주는 임가공 방식으로 옷을 만든다.

북측에 지불하는 임가공료는 한 해 8억원에 달한다. 북한에서 만드는 이 회사의 의류 생산액은 100억 규모다. 북측 노동자의 일 처리 수준이 어떻냐고 묻자 정 사장은 "북한 사람들 손재주가 좋은 편"이라며 "품질관리 요원이 평양 공장에 가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작업지시만 보내도 지금까지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일주일에 한 번 인천항과 남포항을 오가는 배를 통해 원단을 보내고 옷을 주고 받는다"며 "남북관계가 더 좋아져 육로를 통해 물건을 주고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사장은 건강을 다지기 위해 2000년부터 마라톤을 했다.마라톤의 매력에 푹 파져 지금까지 10번 풀코스를 뛰었다. 하프코스는 100번이상 달렸다. 2002년 부터는 사단법인 한국마라톤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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