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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쑥] 책을 펴면 겨울이 따뜻해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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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해보다 유난히 추운 올 겨울, 방학기간 중 따뜻한 방에 앉아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사색의 세계에 빠져 보는 게 어떨까.

◆ 철학=조성오의 '철학 에세이'는 자칫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의 세계를 생활 속의 예로써 쉽게 풀이한 책이다.

철학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고 싶다면 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서 펴낸 '삶과 철학'을 권한다. 특히 이 책의 각장 끝에 있는 '생각해 볼 문제'는 스스로 생각해 볼 만한 과제를 제시한다. 사르트르가 좋아 재산을 팔아 무작정 파리로 간 철학자 박이문이 자신의 여정을 기록한 '행복한 허무주의자의 열정'은 철학자의 인생으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 환경=이제 환경 문제로 눈을 돌려 보자. 위에서 언급한 박이문은 자신의 철학 세계를 환경 문제에 집중해 '환경 철학'을 펴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더 하고 싶으면 장회익의 '삶과 온생명'도 권한다. 이 책은 '온생명'이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위기에 처한 과학 기술 문명을 동양사상과의 융합을 통해 해결해 보려고 한다. 인간.자연.환경.과학 등을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말이 바로 '문명'이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에서 동양 문명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 반면 새뮤얼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에서 냉전 이후 세계는 서구 문명권과 비서구 문명권으로 나누어져 결국 충돌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두 책은 문명을 논쟁적인 입장에서 토의할 때 유익한 책이다.

◆ 사회.시사=한국으로 범위를 좁혀 보자. 귀화 러시아인인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 '좌우는 있어도 위 아래는 없다'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이야기한다. 홍세화가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에서 말하는 프랑스인의 삶의 방식인 '톨레랑스(tolerance)'도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 크다.

이규태의 '한국인의 의식구조'는 "한국 사람이 다 그렇지 뭐"라고 하는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냉철한 시각으로 판단한 책이다. 강준만의 '대중 문화의 겉과 속Ⅱ'는 현 시점의 대중문화를 잘 진단하고 있다.

◆ 문학=여러 한국 시인들의 발자취를 밀도 있는 시각과 따스한 언어로 풀어낸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는 현대시를 이해하는 데 좋은 책이다. 소설로는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을 권한다.

병원장이 된 현역 대령이 소록도를 나환자들의 천국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다 실패하는 과정을 통해 권력보다는 공감과 사랑이 있어야 진정한 천국을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책이다. 카뮈의 '이방인'은 논술 수업을 하면서 많이 토론해 본 책이다. 특히 이 책을 단편소설인 전상국의 '동행'과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토론이 벌어진다.

◆ 경제.과학.역사='황소개구리와 우리말'로 유명한 최재천의 '개미 제국의 발견', 권오길의 '생물의 애옥살이' 등은 과학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홍기현.조영달의 '경제학 산책', '역사신문', 이이화의 '한국사, 나는 이렇게 본다'와 같은 책은 경제와 역사 공부에 좋다. 의사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 CEO로 변신한 안철수의 '영혼이 있는 승부'도 청소년들에게 힘을 주는 책이다. 고등학생들이 이 겨울에 좋은 책을 읽으며 따뜻한 마음과 합리적인 생각을 키움으로써 한 줄기 빛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문창민 부산 내성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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