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링의 마스코트 복싱 김광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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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깡돌이』 김광선 (김광선·20·동국대)은 스포츠 아레나에 들어서는 순간 등골이 오싹하고 머리칼이 쭈뼛하는 느낌을 받았다.
17일상오(한국시간18일새벽)선수촌의 허가를 받아 코칭스태프(김성은·이한성)및 8명의 동료와함께 복싱경기장인 스포츠 아레나를 답사, 거대한 규모에 위압당한 것이다.
그러나 긴장은 잠시, 곧 평소의 김광선답게 쾌활해졌다. 「아-대한민국」을 콧노래로 흥얼거리더니 섀도복싱으로 상대를 쓰러뜨린후 두손을 번쩍 쳐드는 흉내를 내 동료들을 웃겼다. 이렇게 쾌활하고 당돌한 금은 복싱팀의 마스코트다. 1m57cm의 작은 키에 최경량급 라이트플라이급선수인 김은 동료들을 곧잘 웃기는 귀염동이다.
그러나 그는 링에 오르면 활화산처럼 힘이 폭발, 마치 성난사자같이 상대를 몰아친다.
김성은감독은 플라이급의 허영모(허영모·19·한국체대)와 함께 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김감독은 이번 올림픽이 유난히 감회가 깊다. 복싱은 지난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은1·동메달1개를 따낸이래 72년 뮌헨, 76년몬트리올등 두 올림픽 (80년 모스크바올림픽 불참)에서 모두 노메달의 부진을 면치못했다.
김감독은 68년 멕시코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으나 초반에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래서 김감독은 자신이 못이룬 꿈을 제자인 김광선에게서 재현하기의해 심혈을 기울여온 것이다.
『지난 5백일 강훈동안 내자식들보다도 광선이에게 더욱 정열을 쏟았다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이제 결과만 기다릴뿐입니다.』
특히 소련등 공산권의 불참으로 이 체급의 강자들인 쿠바의「세인스」(82년 뮌헨세계선수권대회금메달) 와 북한의 고영환 (뮌헨준우승) ,그리고 불가리아의 「무스타포프」가 모두 빠져 김의 금메달은 더욱 밝아겼다. 김은 지난해4월 동경도전자대회에서 「세인스」에 비록 4-1로 분패했으나 대등하게 선전, 저력을 보였다.
이어 10월 로마 윌드컵대회에서 대망의 금메달을 낚아채 올림픽우승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권위있는 국제체육기자연맹 권투위원회의 연례평가서는 김광선을 83년도 라이트플라이급 랭킹1위에 올려놓기도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김에게 뜻밖의 강자들이 나타났다. 미국의 「폴·곤잘레스」와 푸에르토리코의 「라파엘·라모스」다 특히 나이가 김과같은「곤갈레스」는 1m72cm의 장신으로 아웃복싱에 능한 테크니션. 로욜라 메리마운트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중인 「곤잘레스」는 머리가 좋아 경기운영이 뛰어나다.
「곤잘레스」의 연습장면을 지켜본 김감독은 『키와 리치에서 워낙 김보다 우세한데다 그의 홈링이어서 불안하다』 고 솔직이 털어놓았다. 다만 「곤잘레스」는 당초 플라이급이었다가 한체급 내린 선수여서 체중조절에 무리가있을수도 있어 희망을 걸고있다.
또 「라모스」는 지난해 팬암대회에서「곤잘레스」를 누르고 우승한적이 있는 파이터여서 무시못할상대다.
이외에도 복싱은 전통적으로 당초의 우승후보들보나 다크호스가 자주 나타나 예상이 어러운 종목이다. 베네쉘라·멕시코등 중남미, 우간다·케냐· 나이지리아등 아프리카세가 모두 무시할수 없는 다크호스들이다.
따라서 김감독은 『오는27일 (한국시간28일) 의 컴퓨터에 의한 대진결정에 따라 메달의 빛깔이 결정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하고있다.【본사올림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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