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아닌 '지금'을 보는 한화, 그리고 김성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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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DB

프로야구 한화가 또 트레이드를 했다. 방향은 분명하다. 미래가 아닌 '지금'을 바라보고 내린 결정이다.

한화와 KIA는 6일 투수 김광수(34)·유창식(23)·외야수 노수광(25)·오준혁(23)을 내주고 투수 박성호(29)·임준섭(26)·외야수 이종환(29)을 받는 4대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김성근(73) 한화 감독은 "내가 먼저 구단에 요청했다. 지난달부터 논의를 하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박정진과 권혁의 부담이 크다. 둘이 많이 던지고 있는데 도울 선수가 필요하다. 임준섭은 롱릴리프로 2~3이닝을 던질 수 있다.

게다가 우리는 선발이 약한데 임준섭은 선발과 불펜 경험이 모두 있어 송은범과 같은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환도 즉시전력감이다. 김 감독은 "이종환은 방망이가 있다. 왼손 대타 카드로 쓸 계획이다"라고 했다.

물론 얻은 것이 있는만큼 잃은 것도 있다. 유창식은 2011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하면서 계약금 7억원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5년간 통산 107경기에서 16승27패 평균자책점 5.50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미완의 대기'다. 그러나 이번 트레이드로 떠나보냈다.

오준혁과 노수광은 젊은 군필 선수다. 둘 다 발이 빠른 왼손타자란 공통점이 있다. 한화에서 당장 기회를 얻기는 어렵지만 기대주로 꼽혔다. 한화로선 일정 부분 미래를 포기한 셈이다.

지난달 넥센으로부터 외야수 이성열(31)·포수 허도환(31)을 받고, 투수 양훈(29)을 내준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성근 감독은 "창식이가 KIA에 가서 잘 했으면 좋겠다. 오준혁과 노수광은 KIA가 요청한 선수였다. 미래보다는 현재를 보고 한 트레이드라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 6년간 5번 최하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 영입도 '리빌딩'보다는 '성적'에 방점을 둔 선택이었다. 아직 초반이지만 5일 현재 4위(16승12패)에 오르며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유망주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있다. 한화,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올인 모드'로 올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분명해졌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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