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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상하의원 선거비용 얼마나 쓰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이 4년마다 치르는 대통령선거의 비용= 얼마큼 될까? 한 학자의 집계에 따르면 80년「레이건」대통령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쓰여진 돈의 총액은 2억7천5백만달러였다.
이 액수는 「레이건」 한 사람이 백악관에 들어서기까지 든 모든 비용, 즉 모든 정당의 대통령지망자들이 예선과정에서 쓴 돈과 지명대회비용 및 민주· 공화 양당후보와 지지자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서 쓴 돈을 모두 합산한 것이다. 이 액수는 그전 대통령 선거때 쓴 액수보다 무려 1억1천5백만달러나 불어난 것이다. 4년동안의 인플레을 35%를 감안하더라도 무려 6천만달러가 불어난 것이다.
「레이거」 과 「카터」 가 후보지명후 각기 쓴 선거운동비용은 「레이건」 이 6천4백만달러, 「카터」 가 5천4백만달러였다.
상원의원들의 평균 선거비용은 2백만달러, 하원의원은 그보다 조금 적다. 물론 돈을 가장 많이 쓰는 후보가 반드시 당선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선거비용이 엄청나게 불어남에 따라 『돈은 정치의 모유』라고 한 어느 정치가의 야유가 자주 인용되게 되었다.
그러면 그 많은 돈은 어디서 나오는가? 74년에 제정된 연방선거운동법 개정안은 개인이 한 후보에게 줄 수 있는 기부금을 1천달러로, 그리고 후보후원단체가 줄 수 있는 기부금을 5천달러 이하로 묶어 놓았다. 기업체는 1907년부터, 노조는 47년부터 특정후보에게 기부금을 줄 수 없도록 선거법이 규제하고있다.
이와같은 선거자금법들은 물론 빠져나갈 구멍이 있을뿐더러 모금만찬이나 우편모금운동과 같은 형태로 미국 선거자금의 젖줄은 계속 이어져 왔다.
그러나 지난 5년동안 선거자금 모금활동에 새로운 조직이 등장하고 있다. 그것을 정치행동위원회 (PAC)라고 부른다.
이는 업체나 노조등 특정 이익단체가 특정후보에게 직접 자금을 줄 수 없도록 되어있는 선거법규제를 우회하기 위해서 따로 만들어놓은 후보후원단체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들은 자기들이 앞으로 이용할만한 후보들에게 각각 5천달러이하의 기부금을 낼 수 있는 것이다,현재 미국에는 3천5백개의 PAC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그수는 74년이래 6배로 불어난 것이다.
이들이 82년 중간선거에서 정치인에게 준 기부금을 합쳐 8천4백만달러였다. 그러나 현금액수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이들은 「공짜 선거운동원」 「공짜 선거전략가」 「공짜 여론조사원」 들을 후보들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들이 기여하는 도움의 실질가치는 엄청나다.
전국적 규모로 조직된 이들 PAC들이 백중세에 있는 특정선거구의 특정후보에게 지원을 쏟을 경우 그 힘은 엄청나다.
그래서 PAC의 등장을 부도덕하게 보는 여론이 일고 있다. 비디오게임에서 앞에 나타난 모든 것을 먹어 없애는 「팩맨」 처럼 이들 PAC는 지방유권자들의 민의를 자기단체의 이익을 위해 먹어치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먼데일」 민주당 후보도 예선기간중 자기운동원들이 받은 PAC의 선거기부금을 되돌려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미국선거비용이 점점 많아지고 정치인을 움직이는 로비가 계속 존재하는 한 「정치백화점」 으로 불리는 PAC의 존재는 사라지기 어려울듯 하다.
【워싱턴=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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