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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비㎞당 10억여원 터널4·교량 백18개-오늘 개통된 88올림픽 고속도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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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8고속도로는 국내 최초로 1백75·3㎞ 전구간이 시멘트콘크리트로 포장됐다.
시멘트포장은 아스팔트 포장보다 오래가나 노면이 덜 고른 것이 흠이다.
표층두께 5교인 아스팔트는 준공 된지 5∼10년만에 덧씌우기를 해야하나 두께30㎝인 시멘트 포장도로는 40년을 견딘다.
그러나 부분적인 보수가 어렵고 도로지반이 무너지면 큰 손상을 입는다.
시멘트 포장에는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된다.
88고속도로를 시멘트포장으로 한 것은 81년 착공당시 아스팔트 값이 계속 오른 반면 시멘트가 값싸고 생산과잉상태였기 때문.
이에 따라 8개 시공회사 기술진들이 미·일 등에 다녀오고 몇 군데 진입로 구간에서 시험포장을 해 가는 숙련과정을 거쳐야 했다.
평탄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공회사들은 대담 2억원이 넘는 전자자동조정기(센서)가 달린 자동 포설기를 도입했다. 레미콘을 자동 포설기에 넣으면 두께30㎝로 도로가 자동 포장된다. 때문에 88고속도로는 국제수준보다 훨씬 고르게 포장할 수 있었다. 시속1백㎞로 달려도 물 컵이 안 엎질러진다.
○…88고속도로는 소백산맥을 뚫어야하므로 1백75·3㎞구간 중 터널이 4개소(2천50m, 교량이 1백18개소(9천8백68m)나 된다.
가야산줄기 시루봉 능선과 계곡건너 두무산을 연결하는 4백50m의 성기대교(공영 토건시공)는 난공사중의 난공사.
좁은 계곡에 높이44m의 교각8개를 어떻게 세우고 이 위에 하중 1천1백50t 이상의 교판 철강재를 올려놓느냐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도입된 신 공법이 슬림폼 공법.
하루에 3m 정도씩 밑에서 굳어진 교각이 차츰 위로 솟아오르게 하는 방식이다.
88고속도로는 장차 정보화 시대에 대비, 광통신관을 매설했고 도로 밑을 지나는 통로 굴(암거) 규격도 다른 고속도로보다 크게 했다. 국내고속도로 중 가장 긴 남원터널(삼성종건시공)도 난공사중의 하나였다.
현대·대우·동아·삼성·삼환·한양·태평양건설·공영토건 등 8개 업체가 참여한 이 고속도로는 전구간 대안입찰실시로 신공법 개발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 공사에는 하루평균 3백18대의 차량과 3천6백5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동원연인원으로 계산하면 서울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5백20만명. 1천14만 부대의 시멘트, 철근 3만7천6백t, 강재 6천4백t이 들어갔다.
○…88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총 연장은 1천2백45㎞에서 1천4백20㎞로 늘어나게 됐다.
길이로만 따져볼 때 세계에서 9번째.
88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접속되는 금호인터체인지는 내년부터 설계에 들어가는 대구∼춘천간 중앙고속도로를 고려해 설계됐다. 금호인터체인지는 서울·부산·대구·광주·마산· 춘천 등지에서 곧바로 다른 고속도로로 연결되도록 설계, 국내 최대의 인터체인지가 됐다.
인터체인지 공사비만 69억1천만원.
대전∼광주간 4차선 확장공사가 지난해 착공, 86년 완공예정이고 서울∼대전간 확장공사는 내년에 착공될 예정이므로 이공사가 착공되면 우리나라는 모두 1일 생활권에 들게된다.
○…88고속도로의 총 공사비는 2천39억6천9백만원. 이중 토지보상비등을 제외한 순 공사비는 1천8백53억1천4백만원. ㎞당 10억5천7백12만원씩 들었다.
88고속도로는 시멘트포장이기 때문에 아스팔트보다는 싸게 먹혀야하나 지형이 험준해 경인·경부 고속도로 보다는 공사비가 많이 들었다.
14년전 완공된 경부고속도로는 보상비를 포함해서 ㎞당 1억40만원, 구마고속도로는 7억 원이 막혔다.
88고속도로는 영·호남간의 화합과 균형발전을 꾀한다는데 초점을 맞춰 건설된 것이다. 건설부는 80년9월22일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전주∼대구간과 광주∼대구간 등 2개안을 보고, 대구∼광주간을 먼저 추진토록 재가를 받았다.
81년10월16일 고속도로가 착공될 때 마침 올림픽유치가 결정되어 88올림픽 고속도로로 이름지어진 것이다.
88고속도로는 이밖에 두 가지 뜻이 더 있다.
즉 88이라는 숫자는 쌍둥이일 뿐 아니라 옆으로 뉘어놓으면 무한대를 상징하는 ∞표시가 된다. 따라서 대구와 광주가 영원한 우의 속에 나란히 발전될 것을 기약하는 뜻이 더 있다.
준공기념탑의 높이를 33m로 한 것은 3이란 숫자가 우리나라에서 많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고 난공사구간이 33개소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국토개발연구원은 광주∼대구간의 주요국도와 여기에 연결·접속되는 기존도로망의 교통량은 하루평균 1천∼4천대로 추산.
이 구간 교통량의 연평균증가율은 5∼28%정도 된다.
총 교통량의 40∼60%가 화물차량이고 나머지는 버스와 승용차가 비슷한 비율이다.
국토개발연구원은 88고속도로 개통이 연간 70억∼80억 원의 수송비 절약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이석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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