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의히트상품] "실버 → 블랙 … 시장 흐름 바꿨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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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디자인과 우아한 컬러, 첨단 기능이 조화를 이룬 게 블루투스 뮤직폰의 히트 비결입니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블루투스 뮤직폰(모델명 SCH-V720.SPH-V6900.블루블랙폰)의 상품 기획자인 하만상(사진) 대리는 성공 비결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상품 기획자는 방송국으로 치면 프로듀서에 해당하며 상품 개발 전 과정을 책임진다.

하 대리는 올 들어 삼성전자의 최고 효자 상품인 블루블랙폰을 국내 판매용(블루투스 뮤직폰)으로 기획하는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 12월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된 블루블랙폰은 올해 4월 블루투스 뮤직폰이란 이름으로 국내에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첨단 기능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해 해외 판매용(블루블랙폰)보다 첨단기능을 많이 채택했다.

하 대리는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블루투스를 도입했다"며 "삼성은 세계 최초로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을 개발해 블루투스 뮤직폰에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기존의 블루투스 헤드셋은 모두 스테레오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 음악 감상용이 아닌 통화용으로만 사용됐다. 애니콜 광고에서 배우 문근영이 춤을 추다가 전화가 걸려오자 어깨로 슬쩍 헤드셋을 건드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등장하는 헤드셋이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

하 대리는 "지난해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디자인팀에서 모형 블루투스 뮤직폰을 가져왔을 때, 직감적으로 성공할 제품이라고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블루투스 뮤직폰은 국내외 휴대전화 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그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휴대전화가 실버(은색) 위주의 색상이었는데, 블루투스 뮤직폰 이후 블랙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휴대전화 상품 기획 4년째를 맞이한 하 대리는 항상 개발중인 제품 3대를 갖고 다닌다. 잠잘 때를 빼고는 휴대전화가 손을 떠날 때가 없다고 한다. 그가 요즘 눈여겨보는 제품은 게임기. 휴대전화에서 갈수록 게임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 대리는 또 "인터넷에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면밀히 살펴본다"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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