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진실은…] 맞춤형 줄기세포 숫자 주장 제각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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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김 연구원이 바꿔치기했나=황 교수는 "지난달 말 PD수첩 취재 과정에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냉동 잉여수정란 줄기세포로 둔갑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6명의 연구원이 참여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며 "서울대와 미즈메디병원 실험실에 접근이 허용된 경우에만 (바꿔치기가)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한 곳이 미즈메디병원이며, 이 병원 소속 연구원으로서 서울대를 오가며 황 교수 연구에 관여한 김 연구원이 바꿔치기한 사람이라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노 이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발끈했다. 그는 "김 연구원은 줄기세포를 키우는 데만 주력했다. 줄기세포는 깨알 같은 것에서 시작하는데 이게 바뀌면 (맞춤형인지 냉동수정란 줄기세포인지) 구분이 안 된다. 김 연구원은 서울대 쪽 연구원이 동행할 때만 서울대 연구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우리가 황 교수를 도와주려 했는데 이제 와서 김 연구원이 나쁜 행위를 했다고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김 연구원의 입장이 노 이사장과 비슷했다. 그는 "내가 그럴(바꿔치기할) 이유가 없다. 그러지도 않았다. 황 교수는 내가 서울대와 미즈메디를 왔다갔다 한 점을 들어 내가 그리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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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논문의 줄기세포 진짜인가=황 교수는 맞춤형 줄기세포 11개를 만들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6개를 만든 뒤 올 1월 9일 4개가 오염돼 죽고 2, 3번 세포만 살아남았고 그 이후 6개를 추가로 만들었다고 했다. 현재 초기단계로 동결 보존한 5개를 재검증하기 위해 배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소한 5개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노 이사장도 2, 3번 줄기세포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나머지 9개는 2, 3번 사진으로 조작된 것이며 자기 실험실에 남아 있는 2, 3번 세포도 진짜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황 교수의 맞춤형 세포가 두 개이거나 한 개도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선종 연구원은 "매일 오전 6시에 황 교수 등 5명과 만나 8개의 줄기세포를 봤다"며 "당시에는 이 세포가 맞춤형 줄기세포라는 점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서울에 있을 때 일을 열심히 했고 배양도 했다. 그런 상태에서 미국으로 갔다"며 "지금 와서 냉동수정란 줄기세포라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05년 논문 누가 썼나=황 교수는 연구실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대에서 논문을 썼고 미국 섀튼 교수의 자문을 거쳐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다른 얘기를 했다. 그는 "섀튼이 썼다는 얘기를 김 연구원에게서 들었다. 황 교수는 사진과 데이터 등을 보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잘 모르겠다. 황 교수에게 물어봐라"면서도 "황 교수와 섀튼 교수 사이에 왔다갔다 하면서 논문이 작성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 황 교수에게서 협박받았나=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김 연구원에게 "27일까지 돌아와 망가진 줄기세포를 살리는 데 도와달라고 했다. 서울대 교수직과 세계줄기세포허브 팀장을 줄 수 있다고 회유했고, 김 연구원이 거절했더니 황 교수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16일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노 이사장과 뉘앙스가 다른 얘기를 했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24일까지 (서울로) 올 수 있으면 줄기세포를 새로 만드는 것을 재연해 보고 못 들어올 경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검찰 수사가 필요하면 응할 생각이며 황 교수에게도 그리 말했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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