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육상"골프장 훈련요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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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마라톤에 푸른 초원의 신천지가 펼쳐졌다. 『아무리 달려도 지칠 것 같지 않은 싱그러움, 그리고 융단같이 푹신한 감촉이 마치 구름위를 달리는 꿈을 꾸는 듯 합니다(김량곤선수)』전두환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국의 골프장이 매주 한번의 휴장일에 마라톤등 육상중장거리 선수들의 훈련장으로 개방되었다.
수원과 태능컨트리클럽, 그리고 납성대골프장이 21일과 22일 국가대표선수단·한국체대및 한국전력 선수들에게 처음으로 제공되였으며 다음주부터 전국25개 골프장이 모두 이에 가담한다.
최근 세계각국의 마라토너들은 잔디와 수목이 많은 산야에서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하는것이 보편적 경향이며 이것이 경기력향상에 탁윌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선수들은 이런 환경에서 훈련할 경우 많은 산소를 흡입, 폐활량을 증대시키며 정신적으로도 성취의욕과 집중력을 높일수 있다는것이다.
지난주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체육부·교통부및 골프장연협회와 협의를 거듭한 끝에 매주 월요일 혹은 화요일의 휴장일에 전국에 육상선수들이 골프장의 잔디코스에서 훈련토록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으며 이에따라 마라토너들이나 각급학교등 단체는 육상경기연맹을 통해 골프장이용등 신청하면 훈련장용 배정을 받을수 있게 되었다.
또 한양·뉴코리아및 남성대골프장은 특별히 골프장주변의 유휴지에 2∼4km의 임간 마라톤 훈련코스를 만들기로 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앞으로 신설되는 골프장에는 의무적으로 이러한 마라톤 훈련코스를 부설해야한다. 이외에 남서울대공원에 10km이상의 순환 크로스컨트리 코스를 만들며 강원도의 산간고지에도 마라톤 훈련코스를 한곳 이상 만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장소 물색에 들어갔다.
마라톤뿐만 아니라 트랙부분의 육성을 위한 대책도 마련되어 여의도의 한강고수부지에 곧 트랙훈련장이 건설되며 뚝섬경마장이 88년 과천의 신실 올림픽경마장으로 옮겨가면 이곳에도 육상트랙이 만들어진다.
한편 체육부는 육상의 전전후 훈련을 위해 실내육상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 부평 벨로드콤(사이클전용경기장)안에 트랙을 깔고 복개시설을 하여 사이클과 육상경용의 실내경기장으로 개축한다는 방안을 세우고 장익용육상경기연맹회장과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어갔다.
골프장의 개방안을 처음으로 건의했던 진수학육상경기연맹부회장은 『한국육상의 훈련여건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혁신된 셈』 이라고 말하고 시설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 육상경기연맹이 전국의 육상선수을 대상으로 치밀한 훈련계획을 수렴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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